창녕군 “국민 동요 ‘산토끼’ 탄생 배경 아시나요”… 홍보·관광자원화 ‘두토끼 몰이’
입력 2011-01-02 19:13
‘산토끼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 깡총 깡총 뛰면서 어디를 가느냐.’
신묘년 (辛卯年) 토끼해를 맞아 국민 동요 ‘산토끼’의 탄생 배경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산토끼는 1928년 경남 창녕군 이방면 안리에 있는 이방보통학교(현 이방초등학교)에 재직하던 고(故) 이일래(1903∼1979) 선생이 직접 작사·작곡한 것이다.
이 선생의 회고록에 따르면 당시 그가 딸 명주(당시 1세)양을 안고 학교 뒷산인 고장산에 올라가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바로 앞에서 산토끼가 깡충깡충 뛰노는 모습을 보고 이 노래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 선생은 “우리 민족도 하루 빨리 해방이 돼 저 산토끼처럼 자유롭게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하며 그 자리에서 가락을 흥얼거렸고 귀가해 곧바로 오선지에 곡을 만들고 가사를 붙였다. 이렇게 탄생한 ‘산토끼’는 처음에 이방초등학교 전교생이 부르기 시작했고 전국으로 퍼지면서 민족혼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했다.
이후 이 선생은 일제의 탄압을 피해 자신을 숨겼고 해방과 6·25전쟁 등 격변기를 거치면서 ‘산토끼’ 노래는 작사·작곡 미상으로 남아 있다가 1938년에 출판된 ‘조선동요 작곡집’의 영인본이 1975년도에 나오면서 뒤늦게 그가 만든 노래임이 세상에 알려졌다.
영인본에 실린 이 선생의 원본 노래 가사는 ‘산토끼 토끼야 너 어디로 가나, 깡충 깡충 뛰어서 너 어디로 가나, 산 고개 고개를 나 넘어 가아서, 토실토실 밤송이 주우러 간단다’로 돼 있다. 훗날 부르기 쉽고 어감이 편리하게 노랫말이 약간 바뀌었다.
현재 이방초등학교 교정에는 이 선생의 흉상을 비롯해 산토끼가 풍금을 치는 모습을 형상화한 노래비, 기념물이 가득하다. 군은 불후의 국민동요인 ‘산토끼’를 관광자원화하기 위해 이 학교 뒷산인 고장산에 산토끼 노래에 얽힌 다양한 자료, 영상물, 체험장 등을 두루 갖춘 산토끼공원을 올해 개장한다.
창녕=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