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추위·툭하면 폭설 왜그런가 했더니… 주범은 ‘북극 고온현상’
입력 2011-01-02 19:07
지난달 중순부터 중부지방과 서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눈과 한파가 주기적으로 찾아오고 있다. 기상청은 북극지방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북극의 찬공기가 중위도까지 내려와 한파와 폭설이 어어진다고 설명했다.
2일 한강대교 부근에서는 올겨울 첫 결빙이 관측됐다. 결빙은 강물이 얼어 강물을 완전히 볼 수 없는 상태다. 올겨울 첫 결빙은 평년보다 11일 이르다.
올겨울 한파는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새해 첫날인 1일 서울의 아침기온은 영하 10.4도까지 떨어졌다. 강원도 대관령 영하 20.2도, 경기도 문산 영하 19.2도, 대전 영하 12.3, 광주 영하 8.2도를 기록했다. 지난달 24일에는 서울의 수은주가 영하 15.1도까지 내려가면서 12월 기온으로는 30년 만에 가장 낮았다.
폭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지난달 15일 백령도에 눈이 15.1㎝ 내렸고, 25일 군산에 11.7㎝, 28일 서울에 9.7㎝ 쌓였다. 전북 고창에는 지난달 29일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1일 오전까지 이어져 39.2㎝까지 쌓였다.
한파·폭설은 역설적으로 북극지방이 따뜻해졌기 때문이다. 북극의 기온이 높아져 차가운 공기가 한반도가 위치한 중위도까지 밀려 내려왔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극지방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북극에 있는 찬공기 소용돌이의 회전력이 약해져 북극 진동이 ‘음의 상태’를 기록하고 있다. 북극 진동이란 극지방 찬공기의 소용돌이가 주기적으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을 말한다.
찬공기 소용돌이는 기온이 내려갈수록 상층의 회전이 빨라진다. 북극이 차가워지면 찬공기는 회전력이 강해진 회오리 속에 갇히지만 올겨울처럼 북극의 기온이 평년보다 10도 가까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소용돌이는 회전력을 잃는다. 동시에 찬공기는 소용돌이에서 탈출해 중위도 지방까지 내려와 한파와 폭설을 일으킨다.
영하 10도 안팎의 한파는 다음주까지 계속된다. 6일에는 서울 영하 10도, 강원도 춘천 영하 12도, 대전·전북 전주 영하 6도 등 전국에 강추위가 다시 몰려오겠다. 7일 아침기온은 더 내려가 서울 영하 13도, 대전 영하 12도 등 부산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영하 15∼8도의 추위가 몰아칠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찬 대륙고기압의 확장과 북극진동의 영향으로 6일부터 평년보다 6∼10도 정도 낮은 매서운 추위가 이어지겠다”며 “특히 7일과 9일은 서울이 영하 13도까지 내려가겠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