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권경쟁 포인트] (1) 박근혜, 복지 등 민생 이미지로 지지율 굳힌다
입력 2011-01-02 21:47
“굳히기냐-뒤집기냐 올해가 분수령”… ‘1强 多弱’ 잰걸음
승부를 걸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여야 잠룡들에겐 이명박 정부 4년차인 올해가 어느 해보다 중요하다. 2011년 성적표가 내년 대선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구도는 1강 다약. 앞선 자는 굳히기를 위해, 뒤처진 자는 뒤집기를 위해 신년 벽두부터 숨 막히는 경쟁에 나서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1일 공개된 언론사들의 신년맞이 차기 대권 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한겨레가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지난달 27일 조사한 결과에서는 37.5%, 한국일보와 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26∼27일 조사)에서는 33.5%를 기록했다. MBC가 코리아리서치를 통해 지난달 27일 조사한 대권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는 42.3%를 기록, 40%대에 진입하기도 했다.
여론 조사 결과에는 지난해 정치권의 예상보다 한 발짝 빨랐던 박 전 대표의 정책 행보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지난달 20일 사회보장기본법 개정 공청회를 열어 한국형 복지 모델을 제시했고, 그로부터 1주일 후인 27일엔 싱크탱크격인 ‘국가미래연구원’을 공개했다. 두 가지 일정 모두 일부 친박계 의원들만 아는 상태에서 진행될 정도로 전격적이었다.
이는 박 전 대표의 차기 행보가 지난 대선 경선 때와는 다를 것임을 시사한다. 처음부터 경선은 물론 본선까지 염두에 두고 의제를 선점하는 등 정책 행보에 주력할 것임을 내비쳤다는 분석이다.
박 전 대표 측에선 지난 대선 당시 당내 경선에 중점을 두고 의원들 중심의 정치 행보를 하느라, 정작 박 전 대표 본연의 장점은 살리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컸다. 그런 만큼 이번엔 정치 세력화가 아니라 ‘모두가 행복한 나라, 복지와 공동체’ 등 박 전 대표가 강조해 온 개념을 정책으로 이슈화함으로써 불필요한 당내 갈등을 피하고, 동시에 지지 세력의 외연을 중도층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박근혜 대세론을 굳혀 나가며 향후 대선 판도를 주도적으로 끌고 나가겠다는 자신감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앞으로 재정, 안보 관련 정책 등을 하나하나 서서히 풀어나갈 예정이다.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2일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박 전 대표의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천천히 정책을 내놓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지층과의 스킨십 강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3일 대구·경북(TK) 신년교례회 참석 등을 위해 대구로 내려간다.
해마다 참석해 온 행사이지만, 올해는 2박3일간 머물며 대구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 10여개에 참석하고 재래시장을 찾을 예정이다. 측근들은 “해마다 참석해 온 행사”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평소 ‘외박’을 하지 않는 박 전 대표의 모습으로 미뤄 볼 때 이례적이란 얘기가 나온다. 박 전 대표가 자신의 지지기반인 대구·경북(TK)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며 텃밭 보듬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