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권경쟁 포인트] (3) 야권 잠룡들, 1대1 구도 만들기 나선다

입력 2011-01-02 21:50


“굳히기냐-뒤집기냐 올해가 분수령”… ‘1强 多弱’ 잰걸음

승부를 걸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여야 잠룡들에겐 이명박 정부 4년차인 올해가 어느 해보다 중요하다. 2011년 성적표가 내년 대선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구도는 1강 다약. 앞선 자는 굳히기를 위해, 뒤처진 자는 뒤집기를 위해 신년 벽두부터 숨 막히는 경쟁에 나서고 있다.

여권의 관심이 2012년 대선이라면 야권은 같은 해 치러지는 총선에 관심의 무게가 더 실려 있는 분위기다. ‘정권교체’를 외치지만 야권엔 누구 하나 두드러지는 대권 주자가 없기 때문이다. 거명되는 인사들의 지지율을 모두 합쳐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하나를 당해내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여기에는 “설마 총선, 대선을 다 이길 수 있겠어”라는 회의론도 깔려 있다.

잠룡들의 얘기는 이와 다르다. 이들은 하나같이 “지금 가장 유력한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한다. 16대 때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 17대 때 박 전 대표의 사례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러나 정치 전문가들은 늦어도 내년 초까지 현재의 ‘1강 다약’ 구도를 깨고, 1대 1 구도를 만들지 못하면 야권 후보가 대권을 거머쥐기는 힘들 수 있다고 전망한다. 또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일 “역대로 민주당 후보는 호남이 결집해야 지지율이 20%를 넘어선다”며 “현재는 호남 민심이 누구를 지지할지 여전히 관망 중”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야권 잠룡들은 단순히 전통적 야권 지지층 결집 외에 야권 연대 및 통합 작업을 주도하기 위해 ‘마의 지지율 15%’를 넘어서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가장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 그는 호남 지지를 바탕으로 당 대표에 선출된 후 금세 10% 지지율을 넘어서기도 했다. 북한 연평도 도발 이후 지지율이 주춤하고 있으나 강경 대여투쟁을 선도하며 당심을 얻은 여세를 몰아 민생 투쟁을 성공적으로 이끌 경우 야권 적자 자리를 확실히 꿰찰 수 있다. 손 대표는 3일 부천에서 정책간담회를 갖는 것을 시작으로 민생 행보에 나선다.

햇볕정책 등 당 정체성이 걸린 현안을 두고 손 대표에게 잇따라 견제구를 날렸던 정동영 최고위원은 새해에도 복지와 대북정책 등에서 선명성 경쟁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 기반이 탄탄한 정세균 최고위원도 신년초 대선정책 구상을 맡을 독자 싱크탱크를 띄우는 등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위한 준비 작업에 나선다.

민주당 외부 인사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와 고정 지지층을 기반으로 손 대표와 지지율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정책연구원장은 분야별 정책토론회를 잇따라 열면서 외연 확대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이 내년 초까지 이렇다 할 성적표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김두관 경남지사와 한명숙 전 총리 등 친노 인사들이 야권에 대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들 외에도 486출신 송영길 인천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강원지사도 차기 후보군으로 꼽힌다.

한장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