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비·자장면값·도시가스 요금 줄줄이 인상… 연초부터 심상찮다

입력 2011-01-02 18:21


구제역·AI로 설 물가도 비상… 정부, 중순 대책 발표

예비 중학생 딸 하나를 둔 진모(43·서울 대방동)씨는 요즘 은행 통장 잔고를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남편 월급은 그대로인데 새해 들어 기름값에 학원비까지 줄줄이 올라 가계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25만2000원이던 딸아이의 수학학원비는 이달 들어 29만1000원으로 15.4%가 올랐고 영어학원비는 33만8000원에서 36만2000원으로 7.1% 인상됐다. 학원 교재비와 두 과목 학습지 비용까지 합치면 교육비 지출이 70만∼80만원을 훌쩍 넘는다. 진씨는 2일 “과일값도 크게 올라 장보기가 겁난다”며 “최근엔 학원비도 많이 올랐는데 학원을 안 보낼 수도 없고 걱정”이라고 말했다.

새해 들어 물가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기상이변과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식료품값과 기름값이 크게 오른 데 이어 최근 학원비와 자장면값 등이 줄줄이 올랐다.

초·중등생을 대상으로 한 서울 대치동 D영어학원의 경우 이달 들어 월 수강료를 34만5000원에서 36만5000원으로 5.7% 올렸다. 대치동의 P영어학원 역시 이달부터 학원 수강료를 36만8000원에서 37만8000원으로 2.7% 인상했다. 서울 대치동과 대방동 등에 지점을 둔 C영어학원 역시 새해 들어 수강료를 7.1% 올렸다. 전국에 74개 분점을 운영하고 있는 H수학학원은 수강료를 지난해 11월 23만1000원에서 12월 25만2000원으로 올린 데 이어 이달 들어 29만1000원으로 두 달 만에 20.6%나 인상했다.

서울 강남 일부 지역은 최근 자장면값을 4000원에서 4500원으로, 짬뽕값을 4500원에서 5000원으로 각각 올렸다. 도시가스요금도 1일부터 올랐다. 주택용은 ㎥당 673.63원에서 708.51원으로 5.2% 올랐고, 업무난방용은 723.60원에서 758.48원으로 4.8%, 일반용은 658.77원에서 693.65원으로 5.3%가 각각 인상됐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지역난방요금도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사상 최악의 구제역과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전국을 덮치면서 한 달 남은 설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 이마트는 올 선물로 출시될 사과와 배 등의 청과세트가 지난해 설 시즌과 비교해 20%가량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구제역이 계속 확산되면 한우 선물세트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중순쯤 공공요금 인상 억제를 포함한 물가대책을 발표할 계획이지만 연간 3%의 물가안정 관리 목표를 훌쩍 넘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