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北 신년 공동사설 “대결상태 해소”… 남북, 대치 속 대화 모색 긴장 완화 돌파구 열릴까
입력 2011-01-02 18:21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말부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강조하고, 북한이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남북 대결 상태 해소를 강조하면서, 2011년 한반도 정세가 대결에서 대화로 선회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의 ‘핵 포기를 보여주는 진정성 있는 행동’을, 북한은 우리의 ‘반통일적 동족대결 정책 철회’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움으로써 남북 간 치열한 기싸움이 계속될 전망이다.
북한은 1일 ‘신년공동사설’을 통해 “북남 사이의 대결 상태를 하루빨리 해소하여야 한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북한은 그러나 “남조선 당국은 반통일적인 동족대결정책을 철회하여야 하며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존중하고 이행하는 길로 나와야 한다”며 “이 땅에서 전쟁의 불집이 터지면 핵 참화밖에 가져올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1일 반기문 유엔총장과의 전화통화에서 “올해는 남북 관계에 중요한 한 해”라며 “남북 관계 개선과 한국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역량을 확대하는 데 유엔이 적극적으로 협력해 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연말에는 2011년을 북한 핵 폐기를 이뤄내는 해로 정의한 바 있다.
청와대는 현재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로 최악의 상태에 달한 남북 대치 상태의 국면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 관계자는 2일 북한 신년사설과 관련 “현재의 대치 국면을 고려하면, 북한도 나름대로 대화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면서도 “다만 핵 포기를 위한 북한의 진정성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 관계자는 “어쨌든 남북 간 터미놀로지(Terminology·화법)가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손놓고 있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국제적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19일 워싱턴DC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진전된 협의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이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유엔 고위 관리의 대북특사 파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언제쯤 남북 대화가 시작될지는 예단하기 힘들다. 북의 진정성 있는 변화가 전제조건”이라고 밝혔다. 다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신년사설에서도 대화 제의 등이 많았지만 북한의 행동은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이었다”며 “북한의 말이 아니라 북한의 행동에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