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라운지] 이미 막오른 美 2012년 대선
입력 2011-01-02 18:18
2012년에 치러질 미국 대선은 해가 바뀌면서 이미 시작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느냐, 아니면 백악관 주인이 바뀌느냐를 놓고 민주당과 공화당은 유리한 환경 조성을 위한 정치적 계산에 분주하다.
우선 백악관이 바쁘다. 데이비드 액설로드 백악관 선임고문이 이달 백악관을 떠나면서 재선 캠프를 꾸린다. 그는 재선 캠프를 총지휘한다. 그런데 재선 본부를 워싱턴이 아닌 시카고에 차릴 가능성이 높다. 당파적 정치에 신물이 난 여론을 의식해 워싱턴 정치와 일정 간격을 유지하겠다는 선거 전략의 일환이다.
진보 진영에서는 반기는 분위기다.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풀뿌리 민주주의를 시작한 곳인 데다 반(反)기득권, 나아가 반(反)보수적인 정치적 노선으로 가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 반대도 적지 않다. 워싱턴에서 떨어진 선거 캠프는 비현실적이며, 잃을 게 더 많다고 보는 참모들이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정치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낮은 지지율 때문에 후보교체론이 나올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 여론조사에서 ‘오바마가 재선 자격이 없다’는 응답이 49%나 나왔다. 하지만 그가 재선 도전을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공화당은 좀 더 복잡하다. 가장 인기가 많은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의 행보가 관심이다. 그는 이미 대선 행보를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각종 정책에 사사건건 반대 의견을 표시하는 것은 물론 러시아와의 전략핵무기감축협상이나 중남미 문제 등에 대해서도 견해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그가 불출마를 선언하고 다른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는 예상도 하고 있다. 그의 인기에 비해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등 잠재적 대권주자들은 보수 진영 내 파워그룹으로 등장한 티파티의 ‘눈치’를 보면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 하고 있다. 당내 영향력이 막강한 상원의 미치 매코넬, 하원의 존 베이너 의원 등 지도부는 오바마 재선을 저지해야 한다고 공언하며 대선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양당의 대선전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예정인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 이후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