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태백산맥 넘어 영동으로… AI는 경남까지
입력 2011-01-02 21:57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제주를 제외한 전국을 뒤덮었다.
구제역은 태백산맥을 넘어 영동지역과 충남으로 확산됐고, AI는 충남과 전북에 이어 경남 사천에서도 발생했다. 특히 충남 천안에서 구제역 발생이 확인된 농장은 경부고속도로에서 불과 200여m 떨어진 곳에 위치해 방역당국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일 구제역 의심 증상이 신고된 충남 천안시 수신면 속창리의 젖소농장과 천안시 병천면 관성2리 돼지농장에서 시료를 채취,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한 결과 구제역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2일 밝혔다.
충남도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이다. 특히 천안시 속창리 구제역 발생농가 바로 옆을 지나는 경부고속도로에는 하루 수십만대의 차량이 통과, 이들 차량에 의한 구제역의 대량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이날 강원지역에서는 강릉시 구정면 어단리 한우농장과 화천군 간동면 한우농장, 원주시 소초면 돼지농장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했다. 또 경기도 광명시 가학동, 경북 포항시 기계면, 영천시 임고면·화북면의 한우농장, 영천시 화남면 삼창리 돼지농장에서도 구제역 양성판정이 나왔다.
강원도 춘천시 동산면과 충북 괴산 연풍면의 한우농가와 충남 보령군 돼지농가, 경북 경주와 영천 한우농가에서도 의심 신고가 접수돼 방역 당국이 정밀검사에 들어갔다. 현재 보령지역에는 1960농가에서 한우 2만1900마리, 젖소 3800마리, 돼지 24만여 마리 등이 사육되고 있다. 보령은 전국 시·군 가운데 가축 농가와 사육두수(4119농가, 우제류 55만2000여 마리)가 가장 많은 홍성군과 인접해 있어 구제역이 전파되면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이날 현재 전국 2564농가의 가축 66만2647마리가 살처분·매몰됐다.
정부는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될 태세를 보이면서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 대해서도 예방적 차원에서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는 방안을 신중히 고려하기로 했다.
AI는 경남지역까지 확산됐다. 농식품부는 이날 “경남 사천시 용현면 주문마을 양수장에서 폐사된 채로 신고된 청둥오리 5마리에 대한 AI의심신고는 정밀검사 결과, 한 마리가 고병원성(H5N1)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1일 충남 천안 씨오리 농장과 전북 익산 씨암탉 농장에서 검출된 AI바이러스도 고병원성으로 판정됐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구제역으로 피해를 입은 축산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지방세를 면제 또는 징수 유예하는 내용의 ‘지방세 지원 기준’을 마련해 각 시·도에 시달했다. 구제역 피해 농가는 해당 지방의회 의결을 거쳐 축사 등 시설물에 부과되는 올해 재산세를 감면받는다. 자동차세 등 이미 고지서가 발부된 지방세와 체납액은 6개월 이내로 징수가 유예된다.
황일송 김아진 기자, 대전=정재학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