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연초 물가 불안에 치밀하게 대응해야

입력 2011-01-02 17:47

지난해 무역 흑자가 417억 달러를 넘어 사상최대를 기록했고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 2.9% 상승, 정부 관리목표인 3% 안에 머물렀다.

겉모습만 보면 우리 경제는 화려하다. 하지만 서민들의 삶은 팍팍하다. 신선식품 물가는 21.3%나 급등해 주부들은 장을 보는 것이 두렵고 휘발유와 경유 등 유류가격 급등으로 운전자들은 주유소 가기가 겁이 난다고 아우성이다.

문제는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국제 유가뿐 아니라 원당 등 국제 원자재 및 곡물가격이 계속 오름세를 타고 있어 전반적인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이미 1일부터 도시가스 요금이 평균 5.3% 인상됐고 가정용 프로판가스와 차량용 부탄가스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에너지가격 인상은 음식점 등 서비스업소 가격인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게다가 구제역과 AI 등 가축전염병이 전국을 휩쓸고 있어 자칫 공급부족으로 인한 축산 및 낙농제품 가격 급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국제 유가 및 원자재가격 상승은 어쩔 수 없는 외부 요인이고, 과일과 채소 등 신선식품 가격 급등도 폭설과 혹한의 기상요인 탓이 크다. 따라서 정부가 대책을 세우는 데도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공산품 가격과 서비스요금 등은 하방경직성, 즉 한번 오르면 내리지 않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품목별로 수급과 가격동향을 철저히 체크하고, 원자재가격 상승을 빌미로 한 담합인상의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특히 거센 한파까지 겹친 요즘 난방비가 늘어나면 서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만큼 월동물가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아직 국제유가가 사상최고치였던 2008년에는 미치지 않더라도 겨울철인 점을 감안해 한시적인 유류세 감면도 검토해 볼 만하다.

거시적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시중에 유동성이 과다한 상태에서 사상최대의 무역흑자는 인플레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경제여건에 비춰 당장은 금리 인상이 어렵더라도 세심하게 시기를 저울질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