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생명 보살피는 1500명의 릴레이 사랑

입력 2011-01-02 17:48

폐 기능을 거의 상실해 혼자 숨 쉴 수 없는 환자를 살리기 위해 자원봉사자 1500여명이 2년이 넘도록 릴레이 사랑을 펼치고 있다. 직원들의 비리 파문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대한 개인 기부액이 지난달 31일 현재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98억원 줄었지만 천사들의 활발한 사랑 나눔은 우리 사회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2008년 2월 ‘갈비뼈가 사라진 소녀’로 인터넷을 통해 사연이 알려진 김온유(23)씨는 그해 9월부터 기계 호흡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병세가 악화됐다. 폐가 너무 쪼그라들어 기계가 일시에 주입하는 산소를 감당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김씨 부모는 24시간 내내 호흡보조 기구 ‘앰브’를 이용해 딸 상태에 따라 산소를 적절하게 주입하는 일을 도맡았다. 그러나 부모가 1년 내내 병간호를 하는 것은 육체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정을 듣고 교회 친구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친구들의 시작은 미약했지만 딱한 소식이 인터넷을 타면서 기적 같은 일이 생겼다. 휴가 나온 군인, 수능 시험을 하루 앞둔 수험생 등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고 여기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연인원 1500여명이 남긴 방명록만 네 권에 달한다. 힘겨운 김씨를 도우려고 왔다가 더 많이 느끼고, 배우고, 행복을 느끼며 돌아간다는 자원봉사자들의 체험담은 새해 벽두부터 큰 울림을 선사한다.

앰브를 통해 숨을 쉴 수밖에 없는 김씨의 투병생활과 자원봉사자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은 영상물 ‘릴레이 온유(Relay on you)’가 지난달 말 한국기독교방송문화원(KCMC)이 주최한 제6회 대한민국기독교영상대전(CVF)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 작품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영상물로 손색이 없음을 인정한 것이다.

올해도 김씨를 도와주는 자원봉사자들의 선행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특히 만유의 주님이시고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주님의 은총이 김씨와 함께하길 기도한다. 김씨의 투병 의지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병마로 신음하는 모든 이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