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암검진
입력 2011-01-02 17:33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08년 한 해 동안 새로 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약 18만명으로, 전년 대비 7.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의 경우 위암, 대장암, 폐암, 간암, 전립선암 순이었고 여자는 갑상선암, 유방암, 위암, 대장암, 폐암 순이었다.
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암 치료법도 개발되어야 하고, 진단 기술도 좋아져야 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조기 검진이다. 조기에 발견되면 여러 치료가 가능하고 치료 성적도 좋지만, 이미 진행된 뒤에 발견되면 손도 못 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검진을 잘 받지 않는 사람들은 흔히 다음과 같은 이유를 댄다. ‘건강에 자신이 있다’, ‘시간이 없다’, ‘검진 비용이 부담스럽다’, ‘검사과정이 힘들 것 같다’, ‘암이 발견될까봐 두렵다’, ‘어디에서 어떻게 검진을 받는 게 좋은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핑계들이 암에 걸리고 나서도 통하는 것은 아니다. 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모두 조기에 발견할 경우 5년 생존율이 90% 이상이지만 3기 이상 진행 단계에서 뒤늦게 발견했을 경우 대부분 50% 미만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암 검진 권고안은 위암, 대장암, 자궁경부암, 유방암, 간암 등에 대한 것이다. 이들 5대 암은 발생빈도가 높고, 효과적인 조기검진 방법이 있고, 조기에 발견할 경우 완치가 가능한 암들이다. 위암과 대장암은 내시경, 유방암은 유방 촬영술과 유방 초음파검사, 자궁경부암은 자궁경부세포검사로 일찍 발견할 수 있다. 간암은 B형 간염 백신접종 사업으로 발생률이 감소하는 추세이다. 이밖에 주요 암 중 하나인 폐암과 전립선암도 방사선 노출량이 적은 ‘저선량 흉부CT 검사’와 전립선 특이항원(PSA) 및 직장수지 검사로 상당 부분 선별이 가능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체 암 발생 인구 중 3분의 1은 건강한 식사습관, 금연, 간염 백신, 규칙적인 운동으로 예방이 가능하고, 3분의 1은 조기진단만 되면 완치가 가능하며, 나머지 3분의 1의 환자도 적절한 치료를 통해 증상 완화가 가능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건강검진을 하는 주 목적은 ‘조기 암 진단’과 ‘만성 성인병의 진단 및 관리’이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것은 넒은 의미의 암 예방 습관이라고 할 수 있겠다. 40대 이후엔 누구든지 자신이 가진 건강 위험요인(암 가족력, 흡연, 비만, 직업 등)을 고려해 의사와 상담을 한 후 적절한 암검진 항목을 결정하고, 정기검진을 생활화하기 바란다.
조상헌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