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물건 봇물… 2011년 경매시장 “화창”
입력 2011-01-02 17:28
경매시장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 요인이 접목될 때 상승세를 탄다. 주택경기 불황을 겪으면서 다량의 물건이 경매시장에 유입될 경우, 또 하나는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는 시점이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현 시점은 이 두 가지 요인이 딱 맞아 떨어지는 시기로 볼 수 있다”면서 “올해 경매법정은 여느 해보다 붐빌 것”으로 내다봤다.
◇우량 경매물건 봇물 예상…낙찰가 상승도 이어질 듯=전문가들에 따르면 올 상반기를 중심으로 풍부한 경매물건이 쏟아질 전망이다. 강 팀장은 “통상 경매가 신청되고 경매일자가 잡히기까지 4∼6개월 가량 준비기간이 소요되는데, 거래 침체기였던 지난해 중순에 신청된 물건이 등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매물건 가운데에는 2009년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규제가 확대된 뒤 채무상환에 차질을 빚은 채무자들의 부동산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경기회복 등에 따른 금리상승에 대한 압박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출 상환에 문제가 생긴 부동산이 경매로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가계대출 잔액이 635조원을 상회하며 가계대출 연체율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09년말 1.76%인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6월 1.97%로 올랐다.
최근 들어 오름세를 보이는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올해 경매시장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8월 75.9%에서 12월 82.0%로 상승했고, 서울지역도 같은 기간 77.1%에서 82.2%로 올라섰다.
◇주택·수익형부동산 ‘맑음’…토지는 ‘흐림’=주택 등 주거시설 경매에 참여하는 실수요자 및 투자자는 예년보다 늘 전망이다. 올해 전국의 아파트 입주물량이 예년보다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매시장으로 수요자들이 몰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시장에 나오는 경매물건은 가격이 거의 바닥인 시점에 감정된 물건이 많아서 저렴한 물건을 노릴 만하다”면서 “그 중에서도 수요층이 두터운 전용면적 85㎡ 미만의 중소형 아파트나 연립·다세대 주택, 오피스텔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엇보다 전세난이 이어지면서 85㎡ 미만의 중소형 아파트는 경매시장에서 ‘0순위’ 투자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월세 전환이 용이하고 향후 1∼2인 가구 증가 등으로 미래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지지옥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2월 85㎡ 미만의 아파트 낙찰가율은 88.8%에서 8월 80.4%로 떨어졌다가 지난달 다시 84.4%로 반등했다.
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도 인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 이정민 팀장은 “역세권이나 업무지역 인근의 소형오피스텔을 중심으로 높은 경쟁률이 예상된다”면서 “다만 금리상승 이 예상되는 만큼 철저한 수익률 분석이 뒤따라야 손해를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토지경매 시장은 그리 밝지 않다. 2005년 이후 낙찰가율이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면서 지난해는 73.3%까지 떨어진 상태. 무엇보다 신도시·택지지구 등 각종 대형개발사업을 주도했던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사업구조조정 등으로 신규사업이 여의치 않은 탓이다. 하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된 수도권 지역이나 보금자리주택지구 및 4대강 사업지 주변 등 일부 개발호재지역은 꾸준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