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AI까지!” 축산농가 공포 확산… 천안·익산 고병원성 확진

입력 2010-12-31 18:13

구제역 확산세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덮쳤다. 충남 천안 씨오리 농장과 전북 익산 씨암탉 농장에서 검출된 AI 바이러스는 고병원성으로 판정됐다. 구제역도 경북 경주·영천, 경기도 남양주 한우농가와 강원도 횡성 돼지농가에서 추가 확진판정이 나왔다. 방역당국은 횡성과 경주에도 구제역 예방백신을 접종키로 결정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31일 “천안과 익산 농장의 AI 의심신고는 정밀검사 결과 혈청형이 모두 고병원성(H5·N1)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전염성과 치사율이 높은 고병원성 AI임이 확인되면서 해당 농장은 물론 익산 농장으로부터 닭을 사간 농장까지 추적해 닭 10만9000마리와 오리 1만 마리 모두 살처분했다.

방역당국의 움직임도 긴박해졌다. 농식품부는 제2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AI방역대책본부’를 설치해 역학조사반을 현장에 급파했다. 질병관리본부도 인체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신속대응반을 보내 농장 종사자와 살처분 참여자에게 항바이러스제와 개인보호구를 지급했다. 고병원성 AI는 최악의 경우 변이를 통해 인체감염 가능성도 있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질병관리본부 양병국 전염병대응센터장은 “살처분 참여자 등에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모두 AI가 예방되는 것은 아니다”며 “다른 독감에 대한 예방을 통해 변종AI의 발생을 막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천안·익산 보건소에 계절인플루엔자 백신 900명분을 지원했고, 보유하고 있는 항바이러스제 2162명분, 개인보호구 2300세트를 필요할 때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인근 국가지정 격리병원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협조도 요청했다.

이날 국내 최대 한우산지인 경주시 안강읍 한우농장과 영천군 화산면, 남양주시 진건읍 한우농장에서도 구제역 확진판정이 추가로 나왔다. 전날 횡성군 우천면 돼지농가에서 접수된 구제역 의심신고도 양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제역은 5개 시·도, 32개 시·군 72곳으로 확대됐다. 살처분·매몰 가축도 58만 마리를 넘어섰다. 백신 접종대상은 17개 시·군 1만3000여 농가의 약 40만 마리로 늘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신정 연휴기간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국민 행동요령을 적극 홍보하도록 관련 부처와 각 지방자치단체에 요청했다. 축산 농가를 방문할 경우 차량뿐 아니라 사람도 소독하게 하고 해외여행에서 돌아오면 5일간 축사 등을 방문하지 않도록 했다.

정동권 김경택 기자 danch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