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1 개각] 野 “회전문 인사” “개각 날치기”

입력 2010-12-31 17:46

전격 단행된 ‘12·31’ 세밑 개각이 신년 정국의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야당이 일제히 개각에 대해 ‘회전문 인사’ ‘돌려막기 인사’라고 반발하며 철저한 검증을 다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31일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측근을 위한 전형적인 회전문 인사”라고 비판했다. 차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권 말기적 개각”이라며 “국민과 야당을 무시한 밀어내기식 삽질 인사”라고 평가절하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논평에서 “역시나 끼리끼리 인사, 돌려막기 인사에 머물고 말았다”며 “대한민국에 그렇게 인재가 없는가”라고 한탄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국회 날치기에 이은 개각 날치기”라고 꼬집었고, 진보신당 심재옥 대변인은 “후반기 국정운영의 새로운 방향도 원칙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한목소리로 비판함에 따라 개각에 따른 국회 인사청문회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 박 원내대표는 “청문 대상인 감사원장과 장관 내정자에 대해 인사청문회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했고, 차 대변인은 “청문회를 통해 꼼꼼히 들여다보며 밀어낼 인물은 확실히 밀어내겠다”고 강조했다. 문제 있는 인물은 지난 8·8 개각 인사청문회 때처럼 낙마시키겠다는 얘기다.

반면 한나라당은 대체적으로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안형환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그동안 미뤄왔던 인사를 연내에 마무리함으로써 내년부터는 심기일전해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당 내부에선 특히 정병국 국회 문방위원장의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내정을 당·청 관계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청와대의 ‘성의있는 조치’라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인사에 언급하기 싫다”며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도 보였다. 일부 인선이 야당의 공격을 받을 여지가 있으며, 이에 당 내부에도 불만이 있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새해 예산안 강행처리로 여야의 대립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개각 내용에 야당이 반발함에 따라 신년 정국도 당분간 냉각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가 얼굴을 맞대게 되는 인사청문회에서 격돌이 불가피하다.

특히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감사원장 인사청문회가 핵심이다. 정동기 전 민정수석이 무난히 감사원장에 임명될지 여부가 연초 정국 주도권의 향방을 가늠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승훈 유성열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