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동중국해상 방어라인 ‘제1열도선’… 中 원자력잠수함 ‘노마크’ 돌파

입력 2010-12-31 17:29


중국 해군의 원자력잠수함이 지난해 2월쯤 일본과 미국의 동중국해 해양감시선인 제1열도선(列島線)을 ‘노마크’로 돌파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산케이신문이 31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 원자력잠수함은 일본 규슈(九州)와 대만, 필리핀을 연결하는 제1열도선의 일본 쪽 해역, 오키나와현의 미야코지마와 요나쿠니지마 사이를 미국과 일본의 감시망에 들키지 않고 돌파했다. 이 원자력잠수함은 칭다오(靑島)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이지만 괌 근처로 진출할 때까지 전혀 탐지되지 않았다. 신문은 당시 고유가 영향으로 일본 해상자위대가 P3C 초계기의 비행횟수를 줄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원자력잠수함은 2004년에도 일본 영해를 침범한 적이 있지만 당시엔 미국 인공위성이 사전에 이를 파악, 미국 원자력잠수함과 해상자위대의 P3C 초계기가 지속적으로 감시했었다.

중국 원자력잠수함이 제1열도선을 ‘노마크’로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며, 이 때문에 미국과 일본이 충격을 받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게다가 미야코지마와 요나쿠니지마 두 섬 사이의 해역은 그리 깊지 않아 대형 원자력잠수함의 잠항에는 맞지 않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중국의 대형 잠수함이 이를 통과함으로써 중국 해군이 일대 해저 지형을 숙지하고 있다는 게 확실해졌다.

제1열도선은 중국 해군이 유사시 대미(對美) 방어라인으로 설정했다. 중국은 올해까지 제1열도선 안쪽의 제해권을 확보하고, 2020년까지는 일본의 이즈(伊豆)반도와 괌, 사이판을 연결하는 제2열도선까지 방위라인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일본은 중국 잠수함의 활동 범위 확대에 대응해 새로운 ‘방위계획대강’에서 잠수함 척수를 늘리는 한편 난세이(南西)제도의 방위력을 강화키로 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