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시대 인생 3막이 바뀐다] “老테크 이렇게” 은행 PB가 조언하는 10원칙
입력 2010-12-31 17:15
은퇴 이후 안락한 삶을 위한 재테크를 뜻하는 신조어 ‘노테크’는 남 얘기가 아니다.
도시 근로자 가구를 기준으로 60세에 은퇴해 사망할 때까지 희망하는 생활수준으로 사는데 필요한 자금은 8억4212만원으로 나타났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이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노년·은퇴설계지원센터와 함께 조사한 결과다.
반면 은퇴할 때까지 모을 수 있는 돈은 5억4482만원에 그쳤다. 은퇴 필요자금의 65%에 불과하다. 부족한 부분은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여기에서 ‘노테크’의 고민이 시작된다.
전문가들은 노테크에 성공하려면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를 하라고 권한다. 정병민 우리은행 목동남지점장, 배종우 하나은행 청담동지점 골드클럽 PB는 성공에 이르는 ‘노테크 10계명’을 제시했다.
◇단 하루라도 빨리=노테크의 첫걸음은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 수익률은 연 8∼12%로 개인연금 수익률 연 5%보다 높다. 국민연금은 가입기간이 길수록, 낸 보험료가 많을수록 더 큰 혜택을 받는다. 이 때문에 소득이 없는데도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는 임의가입자, 특히 전업주부가 크게 늘고 있다.
또 서두를수록 좋다. 적립식 펀드에 투자를 하든, 개인연금 상품에 가입을 하든 젊었을 때부터 노테크에 관심을 기울이면 투입되는 시간만큼 자산이 복리로 불어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여기에다 자금계획을 짜야 한다. 은퇴 이후에 들어가는 자금, 은퇴를 하기까지 들어가는 자금 등으로 나눠 일목요연하게 표를 만들다보면 계획적인 자금 준비가 가능하다. 은퇴 이후 자금계획에는 5가지 리스크를 감안해야 한다. 장수 리스크(갈수록 수명이 길어지면서 들어가는 비용도 증가), 건강 리스크(생활비보다 의료비가 더 많이 필요), 자녀 리스크(생활비를 떼내 자녀에게 줘야하는 위험 증가), 인플레이션 리스크(인플레이션 지속에 따라 돈 가치가 떨어지는 현상), 부동산 리스크(자산 구조가 부동산에 집중된 문제)가 그것이다.
◇기본부터 챙겨라=전문가들은 노테크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안정적 수입원을 꼽는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이 어우러진 ‘삼각편대’를 기본으로 보는 이유다. 퇴직연금은 매월 일정액을 금융회사에 맡긴 뒤 운영성과를 퇴직 후 연금 형태로 받는 제도다.
또 노후 자금을 잘 챙겨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생활비보다 의료비가 더 들어가는 나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래서 각종 건강 보험을 미리 미리 들어야 한다. 질병 관련 보험상품에 가입할 때 주의해야 할 것은 치료비를 집중 보장받을 수 있느냐, 치료비로 가족의 경제적 기반이 무너졌을 때를 대비해 가족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당하지 않도록 준비했느냐다. 치료비를 보장받는 보험상품은 각종 건강보험과 CI(치명적 질병)보험이 핵심이다.
세금 업무에 친숙해지는 것도 노테크다. 노후에는 재산 증여 등과 관련한 세금 문제와 충돌하게 된다. 그리고 당장 연금 상품을 선택하면서 세금 혜택을 언제 받을지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절세하는 금액이 적더라도 미래에 내는 세금을 절약해 수익이 늘어나는 상품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황금비율을 찾아라=기본적인 준비가 끝나고 나면 노후 준비를 위한 투자 상품에 눈을 돌리게 된다. 유용한 상품은 크게 적립식 주식형 펀드, 변액연금보험, 연금저축펀드 등이 있다. 최근 각 금융회사는 다양한 노테크 금융상품을 내놓고 있다.
상품 선택시 몇가지 원칙이 있다. 우선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황금비율’을 연령대별로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은퇴 이후라면 안전자산 비중을 80%, 위험자산을 20%로 둬 운용하면 된다. 하지만 30대가 안전자산 비중을 80%로 고정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황금비율을 고민할 때에는 시장의 흐름을 읽어야 한다. 시장과 동떨어져서는 재산을 증식할 수 없다. 은행·증권사 PB, 각종 뉴스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또 저축의 힘을 무시하면 안 된다. 저금리와 인플레이션을 이겨내기 위해 투자 상품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지만 종자돈은 저축으로부터 나온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이밖에 주식형 상품은 적립식 장기투자가 수익률을 높이면서 위험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다. 적립식 투자라도 목표 수익률에 이르면 수익을 실현한 뒤 재투자하는 것이 좋다. 연금형 보험은 종신형, 상속형, 만기상속형 특징을 제대로 파악해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