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대 세상이 바뀐다] 정치권 ‘파워 트위터리안’은 여소야대… 상위 10명 중 9명이 야권
입력 2010-12-31 17:15
정치인 가운데 대규모 팔로어를 확보한 ‘파워 트위터리안’의 면면을 보면, 상위 10명 중 9명(2010년 12월 26일 현재)이 야권 인사다. 온라인 세계에서는 여야가 뒤바뀐 셈이다.
팔로어 수로만 봤을 때 1위는 국민참여당 유시민 정책연구원장이다. 무려 15만3000여명에 달한다. 2위인 진보신당 노회찬 전 대표의 9만7000여명보다 1.5배 이상 많다. 유 원장은 중앙정치 무대에서 다소 벗어나 있긴 하지만 트위터에서는 현안에 대한 ‘소신 글’로 여전히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전쟁 나면 입대해서 싸울 것”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트위터에 “전쟁 나면 입대하는 것은 모든 국민의 의무”라는 꼬집는 글을 올려 주목받기도 했다.
반면 노 전 대표는 자신이 팔로어 역을 하는 상대인 팔로잉 수가 9만9000여명, 트윗(본인이 작성한 글)이 8300여개에 달해 팔로잉과 트윗이 각각 170여명, 360여개에 그친 유 전 장관보다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 전 대표는 2009년 김형오 당시 국회의장과 ‘맞팔(로우)’을 성사시키며 “핫라인을 개설했다”고 보도자료를 내 관심을 끌기도 했다.
여권에서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원희룡 사무총장이 눈에 띈다.
박 전 대표는 팔로어 수가 6만3000여명으로 여권 인사 중 압도적인 1위다. 지난해 6월 30일 트위터를 개설한 그는 9일 만에 팔로어 수가 2만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트윗은 150여개에 불과하지만,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이 1위인 만큼 띄우는 글귀 하나하나가 주목을 받고 있다.
‘트위터 전도사’로 불리는 원 사무총장은 팔로어 2만여명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다. 참석한 회의나 행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는가 하면, 미용실에서 파마하는 모습을 찍어 올리며 소소한 일상을 전하기도 한다.
팔로어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10위권에 들지는 못했지만 김문수 경기지사와 이재오 특임장관, 민주당 김진애 의원도 현안을 놓고 일반 트위터리안과 토론을 벌이는 등 트위터 정치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대부분의 정치인은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트위터를 시작한 뒤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실상 방치하는 의원도 상당수다. 한나라당 진성호 디지털본부장은 “2012년 총선·대선 승리를 위해선 트위터 정치에 대한 당 차원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