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시대 인생 3막이 바뀐다] 조남범 노인인력개발원장 “취업, 눈높이 낮추고-창업, 재산 올인 안돼”
입력 2010-12-31 17:12
조남범(47·사진)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은 “실버세대는 자신의 경력을 살려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중점을 두고 제2의 인생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30일 서울 방배동 사무실에서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기에 앞서 꼼꼼한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취업이 목표라면 눈높이를 조금 낮춰서 접근해야 하고 창업에 뜻이 있다면 재산을 사업에 ‘올인’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은퇴한 뒤 2∼3년 동안 딱히 할 일이 없다는 이유로 식당 차려서 장사하는 분이 많은데 자영업은 실패 확률이 80% 수준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노인일자리사업 관리 및 지원 프로그램을 위탁받아 수행하는 준정부기관인 개발원은 국내 노인 인력개발과 관련해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다.
조 원장은 “노년층이 전체 인구의 10%를 넘어섰을 만큼 고령화가 가파르게 진행 중이지만 이들의 취업·창업을 컨설팅해주는 기관이나 프로그램은 미비하다”며 “노인을 국가적 자산으로 보는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특히 노년층을 부모로 둔 세대가 각별한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예전에는 사람의 일생이 1막에서 교육을 받고 2막에서는 노동을 해 가족을 부양한 뒤 3막에서는 안락의자에 앉아 남은 세월을 보내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다“며 “자식들은 부모에게 편히 여생을 보낼 것을 종용하지 말고 부모가 활기차고 보람 있는 인생을 계속해서 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또 “기업 역시 노인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원장은 “기업이 은퇴를 앞둔 직원에게 미리 남은 인생을 설계할 교육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운영한다면 기업 이미지도 좋아지고 직원 역시 자긍심을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