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맹학교 시각장애인부모회, 실로암안과병원에 2500만원 전달

입력 2010-12-31 14:53


혹한과 폭설에도 이웃을 위한 사랑은 빛을 발했다. 30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실로암안과병원에 ‘사랑의 천사들’이 찾아왔다. 부산맹학교 시각장애인부모회(회장 강영희) 회원들이 추위와 폭설을 뚫고 상경해 ‘사랑의 성금’ 2500만원을 전달했다. 이 성금은 회원들이 일일찻집을 여섯 번 열어 마련한 것으로 진료실 하나를 새로 지을 수 있는 금액이다.

부산맹학교 출신인 김선태 원장은 지난 7일 이 부산맹학교에서 강연을 했다. 죽음의 고비를 숱하게 넘기면서도 ‘꿈’과 ‘소망’을 잃지 않고 정진해 시각장애인으로서는 처음 일반대학에 진학한 사연, 미국에 유학해 박사학위를 받고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헌신한 스토리를 듣고 학생들과 부모들은 크게 감동을 받았다. 이 소식은 부산지역 시각장애인 부모들에게도 알려졌다.

시각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은 김 원장이 운영하는 실로암안과병원에 정성을 보태기로 뜻을 모았다. 은행에 입금하는 간편한 방법도 있었지만, 직접 병원을 방문해 김 원장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결정하고 이날 병원을 찾았다. 김 원장은 “꿈과 희망을 가진 사람은 그 어떤 시련도 능히 극복할 수 있다”면서 “부산맹학교 시절에는 세상이 온통 깜깜한 절벽과 같았으나 하나님의 인도로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강영희 회장은 “원장님의 역동적인 삶은 이 땅의 시각장애인들에 큰 용기와 힘이 된다”면서 “실로암안과병원을 통해 시각장애인들이 빛과 희망을 동시에 찾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1986년 개원한 실로암안과병원은 지금까지 50만여 명에게 무료진료를 해주고 3만5000여 명에게 개안수술을 해주었다. 안과시설을 갖춘 46인승 리무진 버스를 통해 이동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신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