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으로 돌아가자] 필사 경험자 45만명 추산… 최근 인터넷 활용 인기
입력 2010-12-31 14:46
성경 옮겨쓰기의 역사는 처음 성경이 쓰이고 필사본으로 보급되던 시대부터 계속 이어져 온 셈이다. 다만 국내에서 활성화된 것은 1987년 서울 창시동 동인교회(이광렬 목사)가 ‘신·구약전서 옮겨쓰기 운동’을 전개하면서부터다.
당시 지상섭 동인교회 목사는 육군사관학교 교목 시절 사관생도들에게 성경 잠언서를 옮겨쓰게 한 것이 신앙교육에 도움이 됐던 일을 기억하고 이 운동을 시작했다. 그 영향으로 90년 성경옮겨쓰기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회장 강재욱 장로)가 창립돼 매년 12월 첫 주 성서주일에 필사본 전시와 시상을 하자 운동은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운동본부는 성경 필사를 해봤거나 하고 있는 기독교인이 전국적으로 45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매년 공모전에 신·구약을 완서한 100여명이 참여하는데 90세 이상 고령자도 있고, 80대 나이에 14번 쓴 경우도 있다.
교회 중에는 서울 왕성교회(길자연 목사) 천호동성결교회(여성삼 목사) 삼양감리교회(장관영 목사) 등이 꾸준히 옮겨쓰기를 권장한다. 연동교회(이성희 목사)는 2004년 ‘110주년 기념 전교인 신약성경 옮겨쓰기’ 운동을 펼쳤고 1000여명이 참여했다.
컴퓨터와 인터넷 세대를 위한 옮겨쓰기 방식도 있다. 컴퓨터전문인선교회(CTM)가 만든 인터넷 사이트 ‘CTM성경타자통독’(ctmbible.net·사진)은 매일 타자로 컴퓨터에 옮겨 적으며 통독하게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002년 문을 연 사이트의 현재 회원 수는 56만여명. 1독 이상 마친 사람은 3만여명에 달한다. 55독으로 최다 기록을 보유한 사람은 60대 남성 장로라고. 초등학생 회원이 4만2000여명일 정도로 다양한 세대가 참여한다.
올해로 6년째 진행 중인 ‘40일간 1독하기 대회’에는 매년 400여명이 참가해 200여명이 ‘인증서’를 받는다. CTM 김성철 회장(부산 푸른교회 목사)은 “손으로 옮겨쓰는 것보다 정성은 부족할지 모른다”면서도 “컴퓨터와 인터넷은 하루 종일 접하지만 성경 읽을 짬을 못 내는 젊은 세대를 위해 필요한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CTM은 성경 옮겨쓰기를 통한 세계선교의 비전도 가지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영어성경 옮겨쓰기 프로그램에 해외 참여가 활발하고, 얼마 전 개설한 터키어 프로그램에는 선교가 금지된 아랍권의 참여도 감지되고 있다. CTM은 앞으로 중국어 일본어 태국어 포르투갈어 등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선교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황세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