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식빵’ 결국 자작극…인터넷에 처음 글 올린 경쟁 빵집 주인 경찰에 자수

입력 2010-12-31 00:26

파리바게뜨 밤식빵에서 죽은 쥐가 나왔다는 주장으로 불거진 ‘쥐식빵’ 사건은 경쟁 빵집 주인이 상대 매장에 타격을 입히려고 벌인 자작극으로 드러났다.

인터넷에 문제의 글을 처음 올린 경기도 평택의 빵집 주인 김모(35)씨는 30일 오후 8시43분쯤 서울 수서경찰서에 찾아가 조작 혐의를 시인했다. 그동안 자작극 의혹을 받은 김씨는 지난 25일 경찰 조사 등에서 자신이 꾸민 일이 아니라고 부인했었다.

김씨는 “쥐를 넣은 건 제가 맞다”며 “(경쟁 빵집에) 약간의 데미지(타격)만 줄 생각으로 벌인 일이었는데 너무 일파만파 커졌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22일 동네 골목에서 꼬챙이에 꿰인 채 죽어 있는 쥐를 발견하고서 가게 주방의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직원이 모두 퇴근한 뒤 반죽에 밀어 넣어 ‘쥐식빵’을 만들었다고 실토했다. 이어 아들(10)에게 인근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밤식빵을 사오도록 해 영수증을 확보하고 23일 오전 1시45분쯤 인근 PC방에서 ‘쥐식빵’ 사진을 영수증 사진과 함께 인터넷에 올렸다고 밝혔다. 김씨는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서 부인 명의로 뚜레주르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김씨는 “(경쟁 빵집 이미지가 떨어져서) 우리 가게 이미지가 올라가게 되면 매출이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말도 안 되는 심정으로 일을 벌였다”며 “거짓말이 거짓말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이날 밤 경찰에 “문제의 식빵은 김씨의 가게에서 만든 것이 맞다”는 내용의 감식 결과를 통보했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자작극을 벌이게 된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31일 새벽 일단 집으로 돌려보냈다. 구속영장 신청 또는 불구속 입건 등 김씨의 신병 처리는 31일 중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