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2010 증시’… 시총 1236조 사상 최고
입력 2010-12-30 20:54
올해 주식시장 마감일인 30일 코스피지수가 연 고점을 돌파하며 화려하게 ‘피날레’를 장식했다. 지수가 폐장일에 연 고점을 기록한 것은 1987년 이후 23년 만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51포인트(0.37%) 오른 2051.00에 마감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7년 11월 6일 2054.24 이후 3년1개월 만의 최고점으로, 사상 최고점인 2064.85까지는 이제 13포인트가량밖에 남지 않았다. 원·달러 환율은 외환시장 마지막 거래일에 수출업체의 달러매물이 쏟아지며 전날보다 11.6원 하락한 1134.8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21%↑코스닥 0.5%↓=올해 국내 증시는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주가 2000 시대를 여는 등 우리 경제의 양호한 펀더멘털(기초체력), 국내기업의 실적호전, 글로벌 유동성 등을 바탕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코스피지수 상승률(21.88%)이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터키, 러시아에 이어 5번째로 높다.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전체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지난해 대비 264조원 늘어난 1236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한국은행 전망치 1127조원) 규모를 10%나 웃도는 수준이다.
또 올해 주식시장의 특징은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의 양극화, 랩어카운트(증권사의 자문형 종합자산관리계좌)의 눈부신 성장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해 말 대비 30일 코스피지수 등락률은 21.88%이지만, 코스닥지수는 -0.5%다. 유가증권시장 안에서도 대형주의 상승률(24.10%)이 중형주(14.08%)와 소형주(16.09%)를 크게 앞질렀다. 코스피지수만 보면 어느 때보다 뚜렷한 강세장이었지만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펼쳐지면서 중·소형주나 코스닥시장에 투자를 많이 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소외감이 컸다. 업종별 차별화도 심해 조선(103%), 에너지화학(66%), 자동차(64%)주들은 상승 랠리를 펼친 반면 IT(9.5%), 은행(10.7%), 반도체(11.7%)주는 신통찮았다.
◇기아차의 눈부신 활약=글로벌 유동성을 바탕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지난해(32조3902억원)에 이어 21조원의 국내 주식을 순매수해 코스피지수의 상승을 이끌었다. 지수가 오르면서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16조원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반면 새로운 투자상품으로 떠오른 랩어카운트엔 13조원의 뭉칫돈이 흘러들어갔다. 외국인과 랩어카운트의 투자 자금이 대형주로 쏠리면서 국내 10대 그룹의 시가총액(672조원)이 지난해 말보다 35%나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말 시가총액 13위에 머물던 현대중공업이 4위로 상승했고, 기아차는 29위에서 10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경쟁기업 간 시총 순위에선 롯데쇼핑이 22위에서 19위로 올라 신세계를 제쳤고, SK에너지가 17위에서 12위로 상승, S-Oil을 밀어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