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재개 가능성은… ‘5자’간엔 의견 접근

입력 2010-12-31 00:20

6자회담 재개는 솔직히 새해 초에도 낙관하기는 어렵다. 극도로 경색된 남북관계가 가장 큰 이유다. 그러나 1월 미·중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각국이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여 남북에 가해질 대화 압력이 상당할 전망이다.

미·중 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안정적 관리라는 공통 이해 속에서 대화의 틀을 복원하는 쪽으로 6자회담 재개 밑그림을 그려낼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남북관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미국 쪽 입장을 수용하고, 미국도 6자회담의 문턱을 낮추려는 조짐을 보이는 등 훈풍이 불고 있다.

우리 정부도 본격적인 국면 전환에 대비,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그렇다고 정부가 급격하게 6자회담 재개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국내 여론을 봐가며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30일 “천안함과 연평도 등 두 차례 도발로 많은 장병들이 전사했다.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넘어갈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북한과 생산적인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국민적인 공감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정부는 당분간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전제조건을 북한을 제외한 관련국들과 조율해 나가는 한편 국내의 여론 동향을 살피며 재개 시점을 저울질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을 제외한 5자 간에는 이미 상당부분 의견 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한 TV방송 프로그램에 출연, “한국, 일본, 미국, 러시아와는 상당한 의견 접근을 보았다”며 “중국도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 및 안정에 공감하고 있고 똑같은 목표를 갖고 있지만, 북한을 어떻게 다룰지에는 이견이 있다”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