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한화 김승연 회장 3번째 소환… 수사 마무리냐 ‘먼지털기’냐
입력 2010-12-30 20:51
한화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검사장 남기춘)은 30일 김승연 회장을 소환 조사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 소환은 세 번째다. 검찰은 지난 1일과 15일 김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협력사에 대한 부당 지원 여부 등을 조사한 바 있다. 특히 검찰은 지난 14일에도 김 회장의 장남 동관(한화그룹 회장실 차장)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한화그룹 자금이 오너 일가로 유입된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김 회장의 잦은 소환을 두고 “장기간 조사에도 성과가 없기 때문에 검찰이 그룹 총수를 압박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돈다. 통상 그룹 총수는 주변 조사를 마무리한 뒤 1∼2차례 소환해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관례처럼 여겨왔다. 기업 활동에 부담을 준다는 비난 여론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한화 수사 방식을 두고 “먼지털기식 수사가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검찰은 그러나 “차명계좌가 300개가 넘고 위장계열사가 여러 개여서 범죄 혐의에 대해 확인할 사안이 많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검찰은 김 회장을 상대로 위장 계열사에 대한 부당 지원 의혹과 비자금의 규모 등 미진했던 부분을 보강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소환으로 조사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조만간 김 회장의 신병처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45분쯤 검찰에 출석한 김 회장은 ‘세 번이나 소환된 것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잘 모르겠다”고 답했고, 주점에서 소란을 피운 셋째 아들 동선씨가 최근 불기소 처분을 받은 것과 관련해서는 “반가운 소식이죠”라고 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