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춘천 닭갈비… 손님 몰리자 값 인상 빈축
입력 2010-12-30 18:29
“손님 몰릴 때 더 벌자.”
경춘선복선전철 개통 이후 수도권 관광객이 대거 몰리자 강원도 춘천지역 일부 닭갈비와 막국수 업소들이 슬그머니 가격을 인상해 눈총을 받고 있다.
30일 춘천시 닭갈비 막국수 업계에 따르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동과 소양강댐 주변 일부 닭갈비 업소들은 최근 300g(1인분)당 9000원이던 가격을 1만원으로 인상했다. 일대 막국수 업소들도 한 그릇 당 5000원에서 6000원으로 값을 올렸다. 이는 효자동, 퇴계동, 온의동 등 도심 내 타 지역 업소들보다 1000∼2500원 비싼 가격이다.
이처럼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곳을 중심으로 닭갈비와 막국수 가격이 인상되자 지역에서는 ‘모처럼 만의 호재가 일부 업소의 얌체상혼 탓에 반짝 특수로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택시기사 박모(51·춘천시 퇴계동)씨는 “조류인플루엔자(AI) 당시 파리만 날리던 닭갈비 가게들이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소비촉진 운동을 펼쳤기 때문”이라며 “일부 업소들의 욕심 때문에 지역 이미지가 흐려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거냐”고 불평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관광객들의 표정도 밝지는 않았다. 관광객 송모(63·서울 동대문구)씨는 “등산을 하기 위해 춘천을 자주 찾는 편인데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 이후 갑자기 음식 값이 올랐다”며 “한번만 올 손님들도 아닌데 ‘이건 좀 아니다’ 싶었다”고 씁쓸해 했다.
한편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 21일 경춘선복선전철 개통이후 7일간 춘천역과 남춘천역 하루 평균 이용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 3500명보다 12배 가량 증가한 4만2000명을 기록했다.
춘천=정동원 기자 cd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