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회장 ‘공석’ 6개월째… 차기 추대 불발 결국 해 넘겨

입력 2010-12-30 18:26

재계의 구심점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차기 회장을 구하지 못한 채 해를 넘기게 됐다. 2007년부터 전경련 회장을 맡아온 조석래 효성 회장이 지난 7월 건강 문제로 사의를 밝혔으나 사표는 수리되지 않았고, 현재 정병철 상근부회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전경련은 조 회장 명의로 신년사를 내놓았으나 사실상 회장 공백 상태가 6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전경련은 30일 차기 회장 추대와 관련해 “물밑 접촉을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 수락 의사를 밝힌 분은 없다”고 밝혔다. 조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2월까지 차기 회장을 확정짓는다는 게 전경련의 공식 입장이다.

아직 시간은 남아 있지만 재계에선 그 사이 확실한 인물이 나올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조 회장의 사의 표명 이후 전경련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하기로 뜻을 모았으나 이 회장이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8일 전경련 회장단회의 때 정 부회장은 “(지난 7월 승지원 만찬에서) 이 회장께 전경련 회장직 수락을 부탁드렸고, 3∼5개월 정도 시간을 갖자고 말씀하셔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지난 9월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 회장직 수락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이 하도 많아서, 그리고 건강도 별로 안 좋고”라고 답했다.

이 회장 외 나머지 4대 그룹 총수들도 회장직 수락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4대 그룹 총수 중 회장 추대가 끝내 불발될 경우엔 관례에 따라 연장자 순으로 의사를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회장단에서 4대 그룹 총수를 제외하면 이준용(72) 대림산업 회장이 최연장자이고 박영주(69) 이건산업 회장, 박용현(67) 두산그룹 회장 순이다.

천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