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얼마나 위험한가… 돼지·말은 물론 사람 감염시킬 수도
입력 2010-12-30 18:21
방역당국이 두려워하는 조류 인플루엔자(AI) 혈청형은 고병원성인 H5·N1형이다. 2008년 전북 김제에서 시작돼 한 달여 만에 호남과 충청, 경기권까지 전파돼 전국을 AI 공포로 몰아넣었던 바이러스도 H5·N1형이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30일 “AI에 감염된 천안 씨오리농장의 오리알에서 추출한 바이러스 혈청형은 일단 H5형”이라며 “고병원성일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수의과학검역원의 정밀검사 결과 뒤의 N1형까지 일치할 경우가 문제”라고 말했다.
AI 바이러스는 표면구조의 특성에 따라 각각 16가지와 9가지의 H와 N 혈청형 조합으로 모두 144종으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H5와 H7로 시작되는 바이러스는 고병원성일 가능성이 높지만 뒤에 붙는 N의 형태에 따라 저병원성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지난 17일 충남 부여 오리농장에서 발생한 AI의 경우 H7형이었지만 최종 분석결과 전염성이 낮은 저병원성(H7·N2형)이었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이번 천안 씨오리농장과 익산 씨암탉농장의 경우 고병원성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 7일 전북 익산 만경강에서 야생 청둥오리의 분변 등을 통해 고병원성 바이러스(H5·N1형)가 검출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닭이나 오리는 사료를 먹는 양이 줄거나 산란율이 떨어지면서 닭의 경우 100% 가까운 폐사율을 보인다. 조류는 물론 돼지 말 물개 등 다양한 종류의 척추동물과 사람에게도 감염시킬 수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 생존력은 약해 70도 이상 고온에 닿기만 해도 죽어 없어진다.
국내에서 고병원성 AI는 2008년 5월 15일 이후 자취를 감췄다. 정부는 AI 종식 석 달 후인 같은 해 8월 세계동물보건기구(OIE)로부터 AI 청정국 지위를 획득해 유지해오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고병원성이 확인되면 AI 청정국 지위도 자동으로 잃게 되고, 닭고기나 오리고기 수출도 중단된다”고 말했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