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익산 AI, 고병원성 가능성”

입력 2010-12-31 00:19

농림수산식품부가 30일 “충남 천안과 전북 익산에서 들어온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신고는 고병원성 AI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번 AI가 전염성이 높은 고병원성으로 확진될 경우 대표적 가축전염병인 구제역과 AI의 동시 확산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어서 방역당국은 물론 전 축산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농식품부 이상길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전북 익산 닭 농가의 경우 500마리가 폐사하는 등 고병원성 유형을 보였고 천안 오리 농장 알에서도 고병원성 가능성이 높은 유전자형인 H5가 검출됐다”면서 “고병원성 AI 가능성이 높다는 전제 하에 차단방역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이에 따라 해당 농가와 이 농가에서 닭이 출하된 농장 등에서 키운 닭과 오리 12만여 마리를 예방적 살처분·매몰처리하고 이동통제 등 차단방역에 들어갔다.

현재 두 농가 모두 살처분 대상으로 설정되는 반경 500m 내에는 다른 농가가 없지만, 두 곳 모두 단순 사육장이 아니라 씨오리, 씨닭을 보급하는 종오리 농장, 종계장이어서 역학조사에 따라 관련 농가가 늘어날 수 있다.

특히 익산 농장 주변에는 국내 최대 규모 닭고기 제조업체인 하림 공장을 비롯해 닭 사육농장이 대거 몰려 있다. 고병원성 AI로 최종 판정될 경우 10㎞ 이내 지역은 모두 관리지역으로 설정되는 등 방역선 확대도 불가피하다. 정밀 검사결과는 빠르면 31일 중 나온다. 국내에서 조류인플루엔자는 1996년 처음 유입된 이후 2002년, 2006년, 2008년 발생했었다.

한편 이날 강원도 홍천 돼지농가에서 구제역이 추가 확인되는 등 구제역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방역당국의 대처능력이 한계에 이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원도에서 돼지 농가의 구제역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경북 경주시·영천군, 경기 남양주시 한우농장에서도 각각 구제역 의심신고가 들어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은 곳은 모두 61곳이며 이날 하루 동안만 살처분·매몰 처리 대상 수도 146농장, 2만6154마리가 늘었다. 현재까지 전체 살처분 가축은 54만9783마리에 달한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