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100주년 맞는 ‘중화민국’… 中과 ECFA 체결 등 兩岸 관계 ‘밀월’
입력 2010-12-30 18:02
아시아 최초 민주주의 공화국인 ‘중화민국’이 내년 1월 1일 건국 100주년을 맞는다. 대만의 공식 국명인 중화민국은 지난 6월 중국과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체결하는 등 여느 때보다 활발한 양안(兩岸)관계를 구축 중이다. 대만의 국내총생산(GDP)은 올해 10.31% 성장해 23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민간투자는 33.28% 성장해 4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양안 관계=중화민국은 중국 신해혁명(辛亥革命)이 시작된 이듬해인 1911년 혁명가 쑨원(孫文)이 난징(南京)에서 초대 임시 대총통에 취임하면서 건국됐다. 국민당이 주도한 중화민국 정부는 공산당과의 국공내전(國共內戰)에서 패배한 뒤 49년 대만으로 옮겼다.
대만은 주권독립국가라고 국내외에 천명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다만 2008년 친(親)중국적인 국민당 마잉주(馬英九) 총통이 취임하면서 양안관계는 분단 이래 가장 좋은 상태다.
마 총통은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대만 경제를 살리는 한편 안보상의 위협과 긴장을 완화시키고 있다.
특히 대만은 2008년 이래 중국과 항공·해운 직항 협정 등을 맺어 대륙 관광객을 유치하고, 물류를 개선하는 한편 중국의 투자를 크게 확대시켰다.
중국은 궁극적으로 대만을 경제적으로 의존시켜 통일 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대만으로선 통일이 아직 시기상조라고 판단한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만인들은 양안관계 개선에도 불구하고 절대 다수인 86.2%가 현상유지를 원했다.
◇한국과의 관계=한국과 대만은 1992년 단교했다. 하지만 각각 ‘주타이베이(駐臺北) 한국대표부’와 ‘주한국 타이베이대표부’를 설치하는 등 교류를 지속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한국은 대만의 5대 무역상대국이고, 대만은 한국의 9대 무역국이다.
양국 간 관광객 교류는 올해 6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문화 분야에서 대만은 한류가 세계에서 가장 유행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대만은 수출 주도형 경제체제인 데다 LCD패널, 반도체 등에서 한국과 치열한 경쟁관계여서 한국에 강한 경쟁의식을 가지고 있다. 지난달 양수쥔(楊淑君) 선수가 상하이 아시안게임 태권도시합에서 실격패한 사건, 이번 달 삼성전자의 LCD 가격담합 자신신고로 유럽연합(EU)으로부터 대만 기업들이 과징금을 받은 사건을 계기로 반한(反韓) 감정이 악화됐다. 대만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한국의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