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잘 뽑은 용병이 미운 오리였다니…”
입력 2010-12-30 17:55
올시즌 프로농구에서도 외국인 선수 때문에 각 팀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대구 오리온스는 지난 7월 실시된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실질적 1순위로 글렌 맥거원(29·2m1)을 뽑았다. 용병 한 명 잘 뽑으면 한 해 농사의 절반은 성공하는 프로농구의 속성상 오리온스는 맥거원을 영입하면서 만년 하위에서의 탈출을 꿈꿨다.
하지만 믿었던 맥거원이 심각한 자유투 부진과 부상여파로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며 오리온스는 하위권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맥거원은 올시즌 20경기에서 평균 17.5득점, 6.4리바운드, 1.3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데 그치고 있다. 특히 자유투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4쿼터 결정적인 순간에 상대의 파울작전에 걸려들기 일쑤다. 올 시즌 맥거원의 자유투 성공률은 45.0%에 불과하다. 여기에 지난 7일 전주 KCC전에서 덩크슛 후 착지과정에서 허리를 다쳐 5경기를 결장했다. 김남기 감독은 “맥거원의 자유투 때문에 2∼3경기를 놓쳤다. 앞으로 4쿼터 막판 접전을 벌일 경우 맥거원을 기용하지 않겠다”면서 “3라운드를 마친 뒤 맥거원의 교체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겠다”고 말할 정도다.
하위권에 처져있는 안양 한국인삼공사도 용병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인삼공사는 이미 시즌 초 게빈 에드워즈(22·2m4)를 돌려보내고 앤서니 심슨(23·1m99)을 새로 뽑았다. 하지만 심슨도 경기당 평균 출전 시간이 6분37초일 정도로 기대 이하의 기량을 보여줘 인삼공사는 또다시 교체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반면 KT는 용병 찰스 로드(25·2m3) 때문에 함박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찰스 로드는 용병 드래프트 꼴찌인 20순위로 간신히 한국 프로농구 무대에 나선 선수다. 하지만 무려 주전 5명이 부상당한 팀에서 찰스 로드는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27일 안양 한국인삼공사전에서도 로드는 22분여 동안 코트를 누비며 19점을 뽑아내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3쿼터에 호쾌한 덩크슛 4개를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29일 강적 전주 KCC전에서도 연장 후반 결정적인 블록 슛을 성공시키며 팀의 4연승을 도왔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