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선정 한국교회 10대 뉴스] 선거 막판까지 법적 공방으로 안갯속
입력 2010-12-30 18:46
(10)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
올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전은 한기총 21년 역사상 가장 긴박했던 것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정작 대표회장 선거 당일 실행위원회에서는 길자연 목사가 김동권 목사에게 125대 59라는 압도적 표차로 앞섰지만 선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한기총 선거관리위원회에서 2003∼04년 두 차례 대표회장을 지낸 길 목사의 재출마가 정관에 위배되는 게 아니냐며 논란이 벌어졌다. 갑론을박 끝에 길 목사는 9일에야 선관위원 9명 중 6명의 지지를 받아 후보가 될 수 있었다. 대신 두 후보는 법적 문제가 있을 땐 설령 당선됐더라도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는 합의를 하고 공증까지 받아야 했다. 후보 등록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으로 인해 두 후보의 자격 여부를 사회 법정의 판단에 맡기는 초유의 사태도 발생했다. 이밖에 일부 선관위원의 자진 사퇴와 불미스러운 일로 인한 선관위원 해임도 발생했다. 선거 전날에는 이광선 대표회장이 명예훼손으로 길 목사를 선관위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 같은 파란은 길 목사가 지난 9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의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로 확정되면서 어느 정도 예상됐었다. 이 대표회장의 재선 도전이 불투명한 가운데 교계 정치에 정통한 인사들은 ‘이김제길(以金制吉)’ 즉, ‘김동권 목사로 길자연 목사를 제압한다’는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제기했었다. 이는 선관위원 명단이 발표되고 같은 교단의 길 목사와 김 목사가 차례로 후보 서류를 제출한 뒤 지난달 30일 이 대표회장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상당히 근거 있는 추론이었음을 알게 했다.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