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선정 한국교회 10대 뉴스] 타 교단 출신 평신도 직무대행 선임

입력 2010-12-30 18:46

(9) 기감 감독회장 선거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자치 80주년을 맞은 올해도 내홍으로 세월을 보냈다. 2008년 9월 감독회장 선거 파행으로 시작된 감리교 사태는 아직도 해결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올해 감리회는 ‘선(先) 총회’ 측과 ‘선 재선거’ 측으로 갈려 거센 정치 공방을 벌였다. 선 총회 측은 6월 3일 하늘중앙교회에서 개별적으로 총회를 연 뒤 7월 12일 감독회장 선거를 실시, 단독 출마한 김국도 목사를 당선자로 선포했다. 본부가 주축이 된 선 재선거 측은 그 다음날 3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선거를 실시했고, 2개 연회 투표소에서 투표가 중지되는 우여곡절 끝에 강흥복 목사를 당선시켰다. 김 목사와 강 목사는 8월 20일 각각 총회를 개최하고 감독회장으로 취임했다. 2008년 선거에 이어 또다시 2명의 감독회장이 탄생한 셈이다. 그러나 법원이 두 목사에게 차례로 감독회장 직무정지 결정을 내리고, 10월 말로 본부 각국 임원의 임기마저 종료되면서 감리교회는 초유의 지휘부 공백 상황을 맞게 됐다.

법원은 결국 지난 10일 장로교 장로인 백현기 변호사를 감독회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 비록 ‘대행’이기는 하지만 타 교단에서, 그것도 목회자가 아닌 평신도가 감리교회의 수장이 된 것이다. 감리교 내부에서는 “교단 치욕의 날”이라며 반발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일부에서는 “우리가 자초한 일”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어쨌든 백 변호사는 지난 17일 직무대행으로서 업무를 시작한 이후 일주일에 두 번 정도씩 출근하며 행정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