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한 추가 도발 조짐에 철저한 대비를

입력 2010-12-30 17:47

북한군 동향이 심상치 않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군 특수부대가 이달 중순부터 평안남도 남포 앞바다에서 상륙훈련을 벌이고 있다고 30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북한군 관계자로부터 직접 들었다며 북한이 달 없는 밤에 해안포로 서해5도를 포격한 뒤 공기부양정을 탄 특수부대가 서해5도를 점령하는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다. 섬 주민을 인질로 잡아두면 국군의 반격도 어려울 것이므로 섬을 영원히 점령할 수 있다는 계산까지 했다고 한다.

내년에도 북한의 도발이 있으리라는 예상은 다른 곳에서도 나오고 있다.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소는 26일 “북한이 서해5도를 직접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관진 국방장관도 29일 내년도 업무보고에서 “시기와 방법이 문제일 뿐 반드시 도발해올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서북해역사령부를 내년 중 창설하고 서해5도 요새화를 조기 추진해 이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국군 지휘체계가 합동군제로 개편되고 서북해역사령부가 신설되는 불안정한 시기를 노려 북한이 도발을 하리라는 걸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육상 도발도 예상된다. 휴전선 가까이 배치된 북한군 경보병사단 병력이 최근 군복을 국군 복장과 비슷한 얼룩무늬로 바꾼 게 확인됐다. 특수부대의 후방 침투를 용이하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국군이 얼룩무늬에서 디지털무늬로 군복을 교체하고 있다지만 일선 부대에는 내년 하반기에나 보급이 시작된다고 한다. 북한군이 얼룩무늬 군복을 입고 후방 지역에 나타날 경우 민간인들이 식별하기가 용이하지 않을 것이다.

국방부가 30일 발표한 올해 국방백서는 북한의 우세 전력인 특수전 병력이 2년 전보다 2만명 가량 늘어난 20만여명에 이른다고 평가했다. 또 북한 해군 전력의 약 60%가 평양-원산선 이남에 전진 배치돼 해상 기습공격을 노릴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그럼에도 청와대와 외교부는 29일 남북대화와 6자회담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갑작스런 정책 전환에 당황스럽겠으나 이럴 때일수록 군은 김상기 육군참모총장이 30일 지휘관회의에서 강조한 ‘항재전장(恒在戰場)’의 정신으로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적 도발에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