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박정태] 올해의 인물
입력 2010-12-30 17:48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주커버그, 애플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샌지는 세계 주요 언론들이 최근 뽑은 ‘올해의 인물’이다.
주커버그는 미국 시사주간 타임이 선정했다. 그가 창안한 페이스북은 전 세계 6억명이 접속해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인간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는 게 이유. 미국 외교 전문을 폭로한 어샌지는 타임 온라인 투표 1위였으나 막판 고배를 들었다. 잡스는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뽑았다. 아이패드를 선보이며 본격적인 태블릿PC 시대를 연 인물로 평가됐다. 타임에서 아깝게 탈락한 어샌지는 프랑스 권위지 르몽드가 선택했다.
국내 인물로는 피겨퀸 김연아를 빼놓을 수 없다. 대한민국 직장인이 뽑은 ‘올해를 빛낸 인물’이다.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김연아는 미국스포츠아카데미(USSA)가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 여자 부문도 수상했다. 김연아는 내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 1년 만에 출전한다. ‘여왕의 귀환’이다.
산소탱크 박지성은 국내 축구팬이 선정한 ‘올해 최고 선수’. 박지성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 이후 6골-4도움으로 개인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 기록을 세우고 있다. 박지성을 중심으로 한 축구대표팀은 다음 달 7일 카타르에서 개막하는 아시안컵에 출전, 51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린다. ‘왕의 귀환…!’이 한국팀 슬로건.
이들 유명인과 달리 일반인이 올해의 인물에 오른다는 것은 극히 어렵다. 타임이 2006년 유튜브 등 인터넷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평범한 사람들인 ‘당신(You)’을 선정한 건 이례적이다. 우리 주변에서 찾아보면 올해의 인물은 누구일까. 우리 사회에 감동을 선사하고, 우리 이웃에 사랑을 전하고, 우리 모두에 희망을 안겨주는 사람, ‘얼굴 없는 천사’를 추천하고 싶다.
해마다 성탄절을 전후해 전주에 나타나 뭉칫돈의 성금을 놓고 사라지는 천사. 28일엔 3500여만원이 담긴 종이상자를 두고 갔다. 2000년부터 11년째 이어진 선행. 지금까지 성금액은 모두 2억원에 달한다. 같은 날 70대 할머니는 대한적십자사를 찾아와 신분도 밝히지 않은 채 1억원의 성금을 기탁했다. 무명의 천사다. 또 있다. 각종 자선단체에 나눔의 손길을 내미는 익명의 천사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따뜻한 가슴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이 ‘대한민국 올해의 인물’이다. ‘천사의 귀환’은 항상 아름답고 존경스럽다. 천사들이여, 새해에도 나래를 활짝 펴기를!
박정태 논설위원 jt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