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계 34명 모여 ‘勢 과시’…박근혜 대권행보 뒤이은 결집 눈길

입력 2010-12-30 01:13


한나라당 친이명박계 의원 모임인 ‘함께 내일로’가 29일 오후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송년회를 가졌다.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특임장관을 비롯해 김문수 경기지사, 안상수 대표 등 34명이 참석해 세(勢)를 과시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지난 27일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을 발족하고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시작한 가운데 여권 내 대척점에 서 있는 친이계가 집단 회합을 가진 것이어서 당 안팎의 주목을 끌었다. 그래서 친이계도 새해 초부터 대권 가도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참석자들은 정치적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안 대표는 “우리는 이제 친이·친박이 없다”며 “새해 제1화두는 화합과 단결”이라고 강조했다. 이 특임장관은 “주눅 들지 말고 당당하게 정권을 알리고 정권 재창출을 위해 노력하자”고 했다. 그러나 그는 언론의 관심이 부담스러운 듯 모임이 비공개로 바뀐 지 5분 만에 서둘러 자리를 떴다. 참석자들이 돌아가며 건배사를 했는데,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농담조로 “줄을 잘 서자”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그러나 친이계의 차기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김 지사는 송년회 직후 따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목소리를 냈다. 그는 “대권 도전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권이 조기 과열되면 국가적 리더십에 혼선이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박 전 대표 행보에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박 전 대표가 정책에 신경을 쓰는 것 같다. 대권과 너무 과하게 연결시키면 연구모임을 만드는 등의 행보 자체가 부담스럽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친이계 내부 경쟁자인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선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보기 드물게 단호하고 과감하고 싸우고 있다. 용기 있는 분”이라고 추켜세웠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