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모비스 노경석·KT 송영진 ‘전화위복’… 보상선수로 팀 옮겨 성공시대
입력 2010-12-29 18:35
올시즌 프로농구에서 자유계약선수(FA) 보상 선수들의 활약이 눈에 띄고 있다. 이들은 타의로 팀을 옮겼지만 새 팀에서 제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선수는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의 슈터 노경석(27·1m88)이다. 노경석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로 모비스에서 서울 SK로 옮긴 김효범(27·1m93)의 보상 선수로 모비스 유니폼을 입었다. 노경석은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정규(상무)에 이어 전체 2순위로 SK에 지명됐고, 2006∼2007시즌부터 두 시즌을 뛰고 군에 입대해 이번 시즌 돌아왔다. 입대 전 성적은 2006∼2007시즌 평균 3.8득점, 2007∼2008시즌에도 평균 3.1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보상선수 자격으로 팀을 옮긴 노경석에게 모비스는 기회의 땅이 됐다. 출전 시간도 2006∼2007 시즌 평균 15분55초에서 올 시즌 32분52초로 크게 늘었고 평균 득점 역시 12.8점으로 SK 시절의 4배 가까이 많아졌다. 오히려 김효범이 지난 시즌 모비스에서 평균 28분18초를 뛰며 11.1점을 넣었기 때문에 모비스로서도 잘 내주고 잘 받은 케이스가 됐다. 28일 친정 SK와 맞대결에서도 노경석은 3점슛 4개를 포함해 21득점을 올려 양팀 선수 가운데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2005년 부산 KTF(현 KT)를 떠나 창원 LG로 이적한 현주엽(35·은퇴)의 보상 선수로 지명됐던 송영진(32·1m98)도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현주엽은 이미 은퇴하고 없지만 송영진은 KT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 송영진은 비록 부상에서 신음하고 있지만 높이에서 우위를 점하며 KT를 공동 2위까지 올려놓았다.
지금까지 프로농구에서 FA 이적에 따른 보상 선수가 가장 큰 화제가 됐던 것은 역시 서장훈(36·전자랜드)이 2007년 서울 삼성을 떠나 전주 KCC로 가면서 이상민(38·은퇴)이 보상 선수로 지명돼 삼성으로 이적한 경우다. 어떤 선수가 팀을 옮겨 기회의 땅에서 새로운 날갯짓을 하는 지 지켜보는 것도 프로농구를 보는 묘미 중 하나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