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시장 이미 더블딥” 루비니 뉴욕대교수 주장… 반론도 만만찮아

입력 2010-12-29 18:31

대표적 경기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28일 미 주택시장이 이미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 상태라고 진단했다.

루비니 교수는 CNBC 방송에 출연해 “주택시장은 이미 더블딥 국면에 진입한 게 꽤 확실하다”며 “주택가격 하락률도 이전 몇 달보다 커졌다”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부진한 경제성장 외에도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연방정부의 세제감면 혜택 종료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시장의 혼란이 주택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택 구입 희망자들이 세제감면이 끝난 지난 5월 이전에 주택 구입을 마무리했고, 은행들이 모기지를 갚지 못하는 사람들의 주택을 압류한 뒤 제때 처리하지 못하면서 주택 시장 문제를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이를 방증하듯 이날 발표된 미 20개 대도시의 주택 가격을 나타내는 10월 ‘S&P 케이스-쉴러’ 지수가 전달보다 1.0%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애미와 시애틀 등 주요 6대 도시는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만 루비니 교수는 주택시장을 제외한 미 경제 전반이 더블딥에 빠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내년 미 주택 시장이 추가 급락하기보다는 연초 바닥을 친 뒤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거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내년 경제 전망이 나쁘지 않은 데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감세조치에 따른 소득세 환급이 주택 매수자를 유인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월가 경제전문가와 경제학자들에 대한 내년도 미 경제 전망 조사에서 “민간 소비와 투자 회복으로 더블딥 우려를 씻고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