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사태 수사 종료] 이백순 사퇴… ‘빅3 시대’ 막내려

입력 2010-12-29 20:38


신한 내분 사태가 ‘빅3’(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 이백순 신한은행장) 퇴진으로 마무리됐다. 신한지주 회장, 은행장을 중심으로 한 신한금융의 지배구조 물갈이는 급물살을 탔다.

이 행장은 29일 검찰의 불구속 기소 방침이 전해지자 곧바로 사의를 표명하는 자료를 배포했다. 이 행장은 “법원 판단을 기다리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동안 고객, 주주, 직원에게 혼란과 걱정을 안겨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물러난다”고 했다.

결국 지난 9월 시작된 신한 사태는 빅3 퇴진으로 막을 내렸다. 라 전 회장은 10월 30일 대표이사 회장에서 물러났다. 신 전 사장은 지난 6일 신한은행이 고소를 취하하자 자진사퇴했다.

신한금융은 30일 오전 7시30분에 자회사경영위원회(자경위)를 열어 차기 행장 선임과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자경위는 류시열 신한지주 회장, 전성빈 신한지주 이사회 의장, 김병일 신한지주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돼 있다. 자경위가 후보를 추천하면 신한은행은 주주총회를 열어 승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신한은행 지분은 지주회사에서 100%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자경위의 후보 추천이 사실상 선임이다.

차기 행장 후보로는 위성호 신한지주 부사장,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 최방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이 꼽힌다. 이 가운데 위 부사장이 가장 유력하다. 고려대를 졸업한 위 부사장은 1985년 공채로 입사했다. 라 전 회장의 신임이 두텁다.

이 사장은 82년 신한은행 창립 때 입행해 투자은행(IB) 담당 부행장을 지냈다.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직원들 신망을 얻고 있다. 신한은행 창립 멤버인 최 사장은 2004년부터 3년간 옛 조흥은행 부행장을 지냈다.

신한은행 내부에서는 서둘러 차기 행장을 뽑는 데 대한 반발이 만만찮다. 봉합했던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선 지점장들은 서명운동을 벌일 조짐이다. 노동조합은 이번 사태와 관련된 임원을 차기 행장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다.

한편 신한금융은 내년 2월 말 이사회에서 차기 지주사 회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회장 후보로는 류시열 회장 직무대행,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김석동 전 재정경제부 차관, 이철휘 전 자산관리공사 사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