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평균부채 4263만원… 자산 2억7268만원

입력 2010-12-29 20:50


집집마다 주머니 사정은 다르지만 빚 고민은 비슷했다. 30∼40대엔 내집 마련을 위해 떠안은 빚이 가장 많은 반면 50대 이후엔 자녀 교육·결혼비용과 노후 사업자금을 위한 빚이 커졌다. 소득이 낮을수록 빚 부담은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나 내년 금리 인상기 우리 경제의 복병이 될 전망이다.

◇가구당 평균부채 4263만원=통계청과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은 29일 국내 가구별 자산과 부채규모, 재무건전성 등을 조사한 ‘2010년 가계금융조사’를 발표했다. 그동안 기관별로 진행했던 가계자산조사, 가계신용조사, 가계패널조사를 통합해 지난 4월 첫 실시한 결과물인 셈이다.

지난 2월 말 현재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평균 자산은 2억7268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부동산은 2억661만원으로 전체의 75.8%를 차지했고, 금융자산은 5828만원으로 21.4%에 그쳐 여전히 자산가치 대부분을 부동산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당 평균 부채는 4263만원이었다. 이 가운데 담보대출과 임대보증금이 각각 2329만원(54.6%)과 1380만원(32.4%)을 차지해 부동산 관련 빚이 무려 87%나 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나이가 많을수록 주택과 토지 등을 늘려 실물자산 비중은 늘어나는 반면 저축액 등 금융자산은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30세 미만의 경우 보유자산 가운데 부동산 등 실물자산 비중은 44.3%에 불과했지만 60세 이상의 경우 87.1%까지 치솟았다. 부동산을 노후 대책으로 인식하는 경향도 두드러져 60세 이상의 경우 부채 가운데 임대보증금 비중이 48.4%로 절반 가까이나 됐다.

◇50대, 자녀교육비·혼인비로 빚 부담 가장 커=가구별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50대에 최고치에 이른 후 노년층으로 접어들면서 점차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50대 가구의 평균 금융부채는 6068만원으로 금융자산(6909만원) 대비 비율은 0.88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30세 미만의 이 비율은 0.37이었고, 30대 0.68, 40대 0.72 이후 50대 최고치에 달한 후 60세 이상은 0.82로 소폭 줄었다.

기획재정부는 “자녀교육비와 혼인비용 등 지출 소요가 크게 증가하는 50대에 재무건전성이 가장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보유자산 대비 총부채 비율은 30대에 최고치(0.26)에 이른 뒤 점차 자산규모가 확대되면서 감소했다.

소득수준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경우 보유자산이나 당장 쓸 수 있는 소득에 비해 부채비중이 가장 커 저소득층의 상대적인 부채부담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1분위는 부채가구 비중은 28.8%로 가장 낮고 부채 규모도 작았지만,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0.92로 전 계층 가운데 가장 높았다.

재정부는 “저소득층과 고연령층의 경우 소득대비 부채 상환능력은 타 계층에 비해 취약해 서민금융 등 지원 노력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