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이제 어엿한 현대예술로 재평가받는다… 제1회 국제만화예술축제 ICAFE
입력 2010-12-29 17:56
“예술은 만화를 차용하고, 만화는 예술로 다가서자!”
‘예술과 유머의 융합’을 슬로건으로 내건 제1회 국제만화예술축제(ICAFE·이하 아이카페)가 문화계 안팎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1일 개막돼 내년 3월 20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고양아람누리 누리갤러리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전국시사만화협회가 주최하고 고양문화재단이 후원하는 대규모 국제예술 축제다.
아이카페는 대중문화의 결정체인 만화와 현대미술 간의 소통을 통해 새로운 예술 영역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즉 태생부터 본질적으로 유머와 해학을 통해 인생의 진리를 표현하는 일종의 ‘소박한 예술’의 한 장르로서 만화를 재평가하고, 새 예술 장르로 인식하는 계기를 갖자는 시도다.
아이카페에는 아트카툰과 일러스트, 캐리커쳐, 그래픽노블, 블랙유머, 현대미술 등의 영역에 걸쳐 국내외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 400여점이 국내관과 해외관, 블랙유머관 등에 나눠 전시되고 있다.
국내관에서는 박재동, 이희재 등 국내 대표 시사만화 작가들의 카툰은 물론 박소영 찰스장 함영미 이순구 등 주목받는 젊은 현대미술 작가들의 만화적 표현 기법을 살린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해외관에서는 터키 출신의 시사만화가 셀축 데미렐, 풍자 일러스트로 국제적 입지를 구축한 폴란드의 파벨 쿠친스키, 그래픽 노블 시리즈 ‘브로즈(Broz)’의 작가 애드리안 스미스 등 시사만화의 세계 흐름을 보여주는 작품 33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특히 중국 ‘레드아트 3세대’로 구분되는 젊은 작가들의 최신작품들과, 일본 만화의 최고봉으로 추앙받는 데즈카 오사무의 ‘우주소년 아톰’ 원화가 국내 최초로 소개돼 만화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블랙유머관은 대영박물관에서 초청전을 개최해 화제를 모았던 일본 블랙 유머의 대표 작가인 타케다 히데오 등의 작품으로 운영되고 있다.
아이카페에서는 이와 함께 ‘꼬마 니콜라’ ‘좀머씨 이야기’로 유명한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장 자크 상페 특별전도 부대 행사로 열리고 있다.
아이카페를 기획한 이철주 프로듀서는 “유럽이나 일본의 경우 만화작가가 당당한 예술인으로 인정받는데 반해 우리나라의 만화작가들은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라며 “행사를 통해 우리 만화작가의 역량을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한편 내년부터는 만화작품을 위한 아트마켓도 열어 아이카페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시각 예술축제로 발돋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