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가정예배로 승리하자!

입력 2010-12-29 17:48


[미션라이프] 하나님은 우리를 행복하게 살게 하시려고 부부제도를 만드셨다. 지상에서 천국을 경험하게 하려고 가정을 만드신 것이다. 그래서 부부는 행복해야 하고 가정은 작은 천국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부부와 가정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이다.

그러나 행복한 부부관계는 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부부가 서로 노력하여 만들어야 한다. 이 책임을 소홀히 하거나 무시하면 부부관계는 불행해진다. 가정은 지옥이 된다.

오늘날 늘어나는 이혼율을 볼 때 천국같은 가정보다는 지옥같은 가정이 훨씬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의 의도와는 다르게 가정이 망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가정예배를 통해 영성을 회복하고 교회 부흥을 기대하는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건강한 가정과 행복한 사회를 위해 ‘가정예배 회복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청주 은파교회의 박도훈 목사는 지난 5월부터 가정예배훈련학교를 2주 과정으로 열고 있다. 가정예배를 통해 믿음의 가정들이 세워지도록 돕자는 것이다.

매일 가정예배를 드리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가정예배를 드리도록 권장한다. 가정예배는 한사람씩 인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아버지가 할 수도 있지만 가급적이면 순번을 정해 자녀들도 예배를 인도할 수 있게 한다. 기도 역시 순번을 정해서 한다. 성경 본문을 짧게 정해서 나눈 후, 찬송을 부르고 기도하고 대화를 나누면 20∼30분 정도면 충분하다는 게 박 목사의 설명이다. 공동 기도를 드릴 때는 성경의 본문을 서로 적어서 낭송할 수도 있다.

교단 차원에서 가정예배 운동을 추진하는 사례도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교단은 지난 해 1월 가정예배회복운동본부(총재 김인환 목사)를 출범하고 가정예배 회복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김인환 목사는 이 운동의 추진 배경을 기독교 신앙의 전수 때문이라고 밝혔다. 가정예배를 통해 신앙이 전수되면 믿음이 흩어지지 않고 가정은 물론, 교회가 부흥된다는 것이다. 한국에 전해진 복음이 불과 4∼5대를 거치면서 자녀들의 신앙이 사라지고 신앙의 전수가 단절되는 현실에 대한 반성이라고도 했다. 김 목사는 “가정예배를 드리지 않으면 신앙이 약해지고 사라진다”며 “신앙교육을 교회로 떠밀지 말고 가정에서 절반을 책임지자는 취지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애실(다애교회) 사모는 어릴 때부터 가정예배를 삶의 일부분으로 여기면서 자랐다. 결혼한 후에도 가족들과 매일 오전 약 10분 간의 짧은 예배를 드린다. 사도신경을 고백하고 찬송가를 한 장 부른다. 성경을 돌려가며 읽기도 한다. 서로를 위한 중보 기도 시간을 갖고 주기도문으로 예배를 마친다. 이 사모는 “가정예배는 가정의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집안에 어떤 일을 일어나거나 싸우거나 혼나거나 하는 상황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도 시간에 하나님 앞에서 앙금을 씻어낼 수 있다. 가정예배가 필터링 역할을 하는 것이다.

5대째 믿음을 이어오면서 신앙 명가로 손꼽히는 전 국정원장 김승규 장로와 14·15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국가조찬기도회 부회장을 역임한 김명규 장로 가족은 연말이나 새해 초에 100여명의 가족이 참석하는 ‘가족예배’를 드리고 있다. 이 예배의 취지는 가족의 참뜻을 새기는 것과 함께 1993년 소천한 부모 김응선 장로와 박여옥(1986년 작고) 권사의 ‘신앙 유산’을 이어가기 위함이다.

부모는 매일 새벽 자녀들을 깨워 교회에 나가 새벽예배를 드렸다고 김 장로 형제는 소개했다. 특히 가족예배를 통해 대표기도와 성경찾기, 말씀 등의 순서를 번갈아 맡으면서 신앙이 부쩍 자라났다고 간증했다.

그런데 아직도 많은 크리스천 가정들이 가정예배를 잘 드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정 사역 전문가들은 첫째, 가정예배에 대한 부담감을 꼽았다. 가정예배를 잘 드려야 한다는 강박과 가족이 다 모인 뒤 예배를 드리려는 경향이 짙다는 것이다. 둘째, 낯설고 익숙하지 않다는 점. 부모와 자녀가 서로의 행동과 약점들을 너무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가정예배를 드리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자녀들이 가정예배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어느 정도 자라고 나서는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셋째, 예배 시간이 훈계 시간이 돼서는 안된다고 주문했다. 평소 가족간의 대화가 부족하기 때문에 평소에 자녀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훈육의 시간이 되어 버리기 십상이라는 지적이다.

가정예배는 성경에 근거를 두고 있다. 가정예배는 가족들의 영적 양식을 공급하며 성경적인 가치관를 가르쳐 준다(딛 2:12). 또 자녀들에게 내적인 가치관을 가르쳐 준다(딛후 2:15). 가정예배는 정신적인 안정과 평온함을 갖게 해 준다. 노아는 가정예배를 드렸고 가정예배를 통해 놀라운 축복을 약속받았다(창 8:18, 상 20:21). 고넬료는 가정예배를 드리다 환상을 보고 천사의 지시를 받을 수 있었다(행 10:4∼5).

최근 ‘가정목회 클래스’를 펴낸 이형로 만리현성결교회 목사는 “가정예배는 자녀들의 눈높이에서 드려야 하며 너무 지루하지 않게 짧고 단순해야 한다”며 “온 가족이 믿지 않더라도 믿는 가족들이 먼저 예배를 드리기 시작하면 결국 온 가족이 예배를 드리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환 은평중앙교회 목사는 “한국교회 성도들의 문제점은 신앙 따로, 생활 따로라는 점일 것”이라며 “성도라면 주일예배, 삼일기도회, 철야예배도 참석해야 하지만, 신앙이 생활화되려면 가정예배를 드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유영대 기자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