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프롤로그] 윤미씨 아버지와 윤경씨 딸

입력 2010-12-29 17:36


오늘과 내일 바쁘신지요. 설령 시간이 없더라도 한 해가 가기 전에 꼭 가보라고 권하고 싶은 전시회가 있습니다. ‘이웃’이 2010년 마지막호를 내면서 드리는 선물쯤으로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서울 방이동 한미사진미술관에 가면 사진전 ‘윤미네집’이 열리고 있습니다. 사진작가 전몽각(2006년 작고)씨가 큰딸 윤미(46)씨의 출생에서 결혼까지를 담은 흑백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어찌 보면 가족사진이지요.

하지만 전몽각의 ‘가족사진’은 사진미학과 생활사의 기록으로 가치를 평가받는 다큐멘터리입니다. 물론 사진학과 기록학의 관점에서 말이지요.

그렇지만 부담 갖지 말고 친한 이웃의 앨범을 들춰보듯 편하게 보시면 됩니다. 앵글에 담긴 윤미의 일상 속에는 깊은 사랑이 배어나오기 때문입니다. 사진 속에 등장하는 윤미와 엄마, 그리고 두 동생의 미소는 우리가 늘 허기져 했던 사랑을 채워줍니다. 우리의 사랑은 너무나 가까이 있어 이처럼 사진의 형태로 비추어져야 소중하게 느껴지는 모양입니다. 사진전을 본 한 관객이 “고생하셨던 부모님, 제 어린 시절 그리고 제 딸이 동시에 생각나 눈물을 참을 수가 없다”고 말한 대목이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그 주인공 윤미씨와 ‘이웃’이 연결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얼바인에서 행복하게 살고 계셨습니다. 사진계 스타였던 윤미씨의 첫 언론 인터뷰이기도 하네요.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그녀는 “아빠, 우리 다시 만나면 또 사진 찍어주셔야 해요”라며 부활의 소망을 얘기했습니다.

안타까운 소식도 전합니다. 지난 11월 11일자 ‘뇌종양 투병 여고생 혜인’이는 29일 가족과 이별했습니다. ‘수줍게 하늘나라로 갔다’고 어머니 이윤경(43)씨가 전해왔습니다. 윤미씨 아버지와, 윤경씨 딸은 부활의 선물 되어 가족과 만날 것을 믿습니다.

전정희 종교기획부장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