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으로 학생들에 희망을 불어넣는… ‘세로토닌 드럼 클럽’ 활동 본격 시작
입력 2010-12-29 18:26
한국판 ‘엘 시스테마’를 꿈꾸는 ‘세로토닌 드럼 클럽’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편다.
사단법인 세로토닌 문화(이사장 이시형)는 29일 서울 청담동 한 클럽에서 ‘세로토닌 드럼 클럽’ 후원을 위한 ‘세로토닌 페스티벌’을 열고 이 활동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세로토닌 드럼 클럽’은 2007년 경북 영주시 영광중학교에서 시작됐다. 영광중학교 황재일 교사는 학교에서 싸움과 문제를 일으키던 ‘문제아’들을 모아 방과 후 활동으로 북치기를 시작했다. 처음엔 머뭇거리던 아이들이 금세 놀라운 변화를 보였다. 아이들은 북에 빠져들면서 문제를 일으키는 횟수가 점점 줄었고 학교생활에 잘 적응해 나갔다. 급기야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타악대회에서 우승도 차지했고 국내외 여러 곳에서 초청을 받아 공연을 다니는 ‘스타’가 됐다.
황 교사는 “공연을 통해 박수도 받고 사인 요청도 받으면서 아이들이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 자신감이 생기면서 나쁜 생각도 점점 줄어드는 게 보였다”고 말했다.
처음 15명으로 시작한 모임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인원이 늘었다. 올해 7월부터는 경북 영주시 전체로 대상을 확대했다.
모임의 취지에 공감한 이시형 박사를 비롯한 후원자들이 북을 기증했다. 그리고 ‘세로토닌 드럼 클럽’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이 박사는 “우리는 빈민가 아이들에게 마약과 총 대신 악기를 쥐어주며 음악적 치유를 이룬 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의 기적을 목격했다”면서 “‘세로토닌 드럼 클럽’ 운동으로 왕따, 학교폭력 등의 문제에 대해 해결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난타’를 만든 공연기획사 PMC 송승환 대표는 단장을 맡아 학생들을 지도하고 함께 공연을 기획할 예정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