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이어주세요] ⑤ 청주 우암시니어클럽

입력 2010-12-29 18:27


‘노인의 향기 재활용사업단’ 등 소득창출로 어르신들 자립 부축

“갈 곳이 있고, 나를 기다리는 직장이 있다는 것 자체가 삶의 기쁨이지요.”

충북 청주시 우암시니어클럽에서 만난 이을순(65·여)씨는 희망에 가득 차 있었다. 이씨는 2007년 이 클럽이 운영하는 ‘나눔의 향기 재활용사업단’의 리폼 사업에 뛰어들었다. “나 혼자 노년을 보냈다면 쓸쓸했겠지만 친구들과 만나 즐겁다”는 이씨는 같은 처지의 노인 15명과 함께 폐현수막으로 마대를 만드느라 재봉틀 앞에서 눈코 뜰 새가 없다.

‘나눔의 향기 재활용사업단’은 2006년 재봉 담당 4명과 판매 담당 10명 등 14명으로 출발해 현재 재봉 담당 14명, 판매 담당 19명 등 33명으로 늘었다. 최고령자는 올해 83세인 조성자 할머니다. 이들은 매주 2회씩 돌아가며 출근해 의류 리품과 가방 제작, 판매 등 관련 기술을 배우고 제품을 만들기도 한다.

우암시니어클럽은 이처럼 노인들의 능력에 맞는 적합한 일자리와 소득 창출, 노인들의 건강 증진과 사회 참여, 삶의 만족도 향상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노인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나눔의 향기 재활용사업단’은 여성 노인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자존감을 높이도록 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여기서 노인들은 헌옷과 헌 교복 등을 단체·개인 후원으로 기증받아 세탁, 수선을 거쳐 저렴한 가격에 판다. 또 외부 업체와 연계해 친환경 제품인 아크릴수세미, EM빨랫비누, EM발효액도 제조해 판매한다.

남편과 사별하고 외롭게 지내던 중 ‘재봉이 가능한 어르신을 모신다’는 소식을 접하고 우암시니어클럽을 찾았다는 김윤숙(78) 할머니는 “처음엔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이 어색하고 서먹했지만 요즘은 하루라도 친구들과 만나지 못하면 궁금해 출근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청주=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