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권 확 죽여버려야” 천정배 막말에… 靑·여당 “정계 떠나라”

입력 2010-12-28 21:02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28일 이명박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민주당 천정배 의원의 정계 은퇴를 요구했다. 그러나 천 의원은 자신의 발언은 민심을 대변한 것일 뿐이라고 맞섰다.

천 의원은 지난 26일 경기도 수원역 앞에서 열린 ‘이명박 독재심판 경기지역 결의대회’에서 “이명박 정부를 소탕해야 하지 않겠나” “헛소리하며 국민을 실망시키는 이명박 정권을 어떻게 해야 하나. 확 죽여 버려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정부에서 명색이 법무장관까지 지낸 분이 설마 시정잡배처럼 그런 발언을 했겠는가 의심했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천 의원은 정계를 은퇴해야 한다”며 “당 공식 행사에서 이런 발언이 나오도록 한 민주당 손학규 대표도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한나라당도 발끈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상대를 죽여 버려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과연 정치를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한 뒤 “이런 사람은 정계를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정옥임 원내대변인은 “한나라당이 28일 오전 국회의원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명목으로 천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천 의원은 청와대와 여당의 정계은퇴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한나라당의 예산안 단독처리 규탄 결의대회 단상에 올라 “총칼을 들어야만 쿠데타냐. 국민을 배반하고 민생을 도탄에 빠트리고 야당과 민주주의를 죽인 이명박 정권을 쿠데타 정권으로 규정하겠다”며 “저에게 정계은퇴를 요구하는데 이 사람들이 먼저 정계를 은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