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알려진 북한 생활상… ‘뺑때바지’ 2010년 최고 히트

입력 2010-12-28 21:36

올해 북한 내 최고 히트상품은 송이버섯과 ‘뺑때바지(스키니진)’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28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가 주최한 조찬간담회에서 “평양에 왜 이렇게 중국 사람이 많으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옷차림이 많이 바뀌었다”며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뺑때바지가 유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주로 해외로 팔려나갔던 송이버섯과 꽃게도 모처럼 일반 주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이버섯은 북한의 대표적인 외화벌이 품목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자금 창구인 ‘노동당 39호실’에서 별도 관리한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무역제재 강화와 우리 정부의 5·24조치 등으로 수출 판로가 막히면서 북한 주민들이 송이버섯을 즐겨 먹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교수가 밝힌 히트상품 중에는 인분과 순대도 들어 있다. 외부로부터 비료 지원이 끊기면서 인분이 유통되기 시작했고, 시장에 인분가게가 생겼을 정도라는 설명이다. 또 북한 당국이 민심을 사려고 돼지 등 의 차출을 중단하면서 일반 돼지고기 공급이 늘었고, 이에 따라 돼지 부속물로 만든 순대도 인기품목이 됐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북한 사회가 상당히 이완되고 주민 의식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하지만 북한 당국의 통제력이 굳건해 ‘밑으로부터의 변화’는 아직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휴대전화, 신권화폐, 생맥주 등도 올해의 히트 상품”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국경경비대 병사들이 마약밀거래 및 인신매매에 가담하거나 돈을 받고 탈북 주민을 방조하는 사례가 잇따라 북한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고 탈북자단체인 NK지식인연대가 보도했다.

이 단체는 북한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국경경비대의 장교와 고참 병사 상당수는 돈벌이에 혈안이 돼 있다”며 “지난 21일에도 회령 주민 여러 명이 경비대의 보호 아래 두만강을 건넜다가 중국 경비대에 붙잡혀 북송됐다”고 밝혔다. 일부 지역에서는 보위부 장교가 돈을 받고 감시카메라 파일에서 탈북 장면을 삭제한 사실이 적발됐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