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분야 최고위층 상호방문… 美·中 해빙 무드
입력 2010-12-28 18:16
경색됐던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회복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특히 군사적 관계 등 안보 분야의 해빙 무드는 동북아 정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8일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내년 1월 9일부터 12일까지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이를 계기로 양국 군사관계가 냉랭한 관계에서 온화한 관계로 변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 국방부는 27일 게이츠 장관이 방중기간 량광례(梁光烈) 국방부장과의 회담을 통해 지역 및 국제안보, 양국 군의 공동 관심사 등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는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주펑(朱鋒) 베이징대 국제전략연구센터 부주임은 “게이츠 장관의 방중으로 양국 군 고위층 간 교류와 대화가 전면적으로 회복되는 과정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국방부 외사판공실 관계자도 “이번 중·미 국방장관 회담 등을 통해 양국 군의 상호 이해와 신뢰를 증진하고 공동이익과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도 내년 1월 3∼7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장위(姜瑜) 외교부 대변인이 밝혔다. 게이츠 장관의 방중을 전후해 천빙더(陳炳德)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의 방미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은 국방 분야 최고위층의 상호방문 등을 통해 내년 1월 19일로 예정된 후 주석 방미 전에 안보 분야 의제를 사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미국이 대만에 64억 달러어치 무기를 판매한 데 대해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당시 예정됐던 양국 간 모든 군사교류가 전면 중단됐었다. 게이츠 장관의 방중, 천 총참모장의 방미, 미·중 양국 군함의 상호방문 등이 무기한 연기됐었다.
미국 국무부도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중국과 지속적인 협력 방침을 확인했다. 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북한과 특별한 관계를 갖고 있다”며 “우리는 중국의 특별한 역할을 인정하고 역내 긴장 완화를 위해 중국과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중 양국이 6자회담 전 남북관계 개선 방침에 합의했다는 미국 주요 언론의 보도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고 답변을 피한 채 이같이 밝혔다.
토너 부대변인은 또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가 방북 뒤 국무부에 방북 결과를 설명한 것과 관련, “그는 많은 정보(knowledge)를 가져왔고, 우리는 그의 견해를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미국 정부 입장을 밝혔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