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사상 최대 승진인사… R&D·품질·마케팅에 주력

입력 2010-12-29 00:21


현대자동차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임원승진 인사를 29일 단행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304명)보다 많은 총 309명의 정기 임원 승진자 명단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괄목할 만한 판매 신장과 시장 선도 기업으로의 도약, 일관제철사업의 성공적인 시작 등이 인사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내년에도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승진 규모를 지난해보다 늘렸다”고 밝혔다.

올해 현대차그룹 인사의 특징은 연구·개발(R&D) 및 마케팅 역량 강화, 실무 임원의 대거 발탁으로 요약된다. 인사 대상 가운데 R&D 및 품질·생산 분야는 지난해 40%에서 올해 44%로, 판매 및 마케팅 분야도 30%에서 33%로 비중이 높아졌다. 이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생존 경쟁에서 R&D와 품질·마케팅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40대 중·후반 이사대우의 승진자 비중이 높아진 점도 눈에 띈다. 최근 3년간 평균 38%였지만 올해는 46%로 증가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체제를 한층 강화하기 위한 인력배치로 풀이된다. 또 해외 주재원에 대한 승진을 대거 실시, 전체 승진 임원 중 16%가 해외에 몰렸다. 이는 사상 최대 해외 생산·판매 실적을 감안하면서 해외 생산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한 인사로 평가된다.

여성 임원으로는 현대캐피탈의 백수정(39) 부장이 이사대우로 승진했다. 현대차그룹에서 30대 여성 임원이 나온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백 신임 이사의 임원 승진으로 현대차그룹의 여성 임원은 광고업 계열사인 이노션의 김혜경 상무와 현대차의 김화자 이사대우 등 4명으로 늘어났다.

인사 대상은 현대차 106명, 기아차 53명, 계열사 150명 등이며, 직급별로는 현대차 오병수 전자품질사업부장을 비롯한 전무 31명, 상무 48명, 이사 91명, 이사대우 136명, 연구위원 3명이다. 이번에 부사장 이상 사장단 인사가 배제된 것은 현대건설 인수전이 아직 진행 중이라는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된 법원의 가처분신청 결과 등이

어느 정도 가시화된 뒤에 추가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