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쌓기로 겨울나기… 봄 오면 일자리 보인다
입력 2010-12-28 20:43
인사담당자들 조언 ‘취업 3종세트’ 준비법
지난 8월 대학을 졸업한 김현성(25·여)씨는 요즘 부쩍 고민이 많아졌다. 올 한해 취업을 목표로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왔지만 이룬 건 없는데 나이만 한 살 더 먹는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구직 스트레스로 인해 김씨처럼 ‘연말 증후군’을 겪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실제로 취업포털 사람인이 최근 구직자 56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96.1%가 “연말 증후군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구직자들은 ‘나이를 먹는다는 압박감’(58.9%·복수응답) ‘제대로 이룬 것이 없다는 좌절감’(54.6%) ‘불분명한 미래에 대한 막막함’(54.1%) ‘취업 실패에 따른 불안감’(42.9%) ‘지인들 취업 성공에 따른 박탈감’(33.3%) ‘열심히 했지만 성과가 없는 허무함’(32.3%) 때문에 무력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하지만 좌절만 하고 있기엔 올 겨울은 너무 짧다. 취업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 시작될 공채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이번 겨울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취업포털 잡코리아 김화수 대표는 “인사 담당자들이 선호하는 스펙과 입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스펙을 잘 구분해 준비하는 것이 취업 성공의 열쇠를 거머쥘 수 있는 핵심 요인”이라고 말했다. 인사담당자들이 꼽는 ‘취업 3종 세트’ 인턴, 공모전, 어학연수 준비법을 정리해봤다.
◇공모전으로 ‘가산점’ 챙기자=최근 기업들이 공모전 입상자에게 가산점을 주거나 입사 특전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 우수 인재를 채용하는 창구로 적극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업은 공모전을 통해 대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고 공채 시즌 전에 우수한 인재들을 미리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공모전에서는 지원자들의 출신 학교나 학점 등을 배제하고 창의성과 실무 능력에 따라 인재를 채용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겨울 각 기업이 주최하는 공모전에 적극 참여해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높은 취업 관문을 통과할 수 있는 열쇠 하나를 얻게 되는 셈이다.
각 기업의 홈페이지를 일일이 방문하는 것보다는 공모전 관련 공고를 한데 모아 놓은 전문 사이트를 활용하는 게 좋다. ‘잡코리아 공모전 사이트’나 ‘대티즌닷컴’에는 공모전 공고가 실시간 올라온다.
◇인턴으로 실무경험·인맥 쌓기=이제 인턴은 취업 준비생들에게 필수 코스가 됐다. 기업이 직무와 관련된 업무경험이 있는 지원자를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구직자 입장에서도 인턴 프로그램은 희망 분야의 업무를 미리 경험하고 실무 담당자와 인맥을 형성할 수 있어 여러 모로 유리하다.
하지만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대기업과 유명 외국계 기업, 공기업 인턴 모집공고는 연간 400건 정도에 불과하고 모집기간도 평균 16일 이내로 짧다. 또 사회경험이 부족한 대학생을 대상으로 수습사원 모집을 빙자해 공고를 올리는 악덕기업도 많아 자칫 저임금으로 노동착취만 당할 위험도 있다. 김 대표는 “사전에 기업 정보를 꼼꼼히 수집하고 지원할 기업의 홈페이지를 수시로 방문해 채용공고가 공식적으로 올라오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턴사원이라고 해서 시키는 일만 할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적극 개진하고 맡은 일을 책임감 있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P&G, 신세계, 대림산업, 대한항공 등 인턴기간 동안 우수한 근무태도를 보인 사원에게 정규직 전환 기회를 제공하는 기업이 점점 늘고 있다.
◇어학실력이 곧 경쟁력=기업의 해외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신입사원에게 유창한 외국어 실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 때문에 대학생들은 6개월∼1년 어학연수를 필수 코스처럼 여긴다. 하지만 ‘남들이 가니 나도 간다’는 식의 따라하기 어학연수는 곤란하다. 돈과 시간만 낭비하는 꼴이 될 수 있다.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는 만큼 어학연수의 목적과 얻을 수 있는 이점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같은 나라로 떠나는 어학연수라도 어느 기관에서 몇 시간짜리 수업을 듣느냐에 따라 금액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꼼꼼한 사전조사가 필요하다.
어학연수를 떠났다면 언어 공부 외에도 해당 국가의 문화 및 풍습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이 좋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라면 타 인종에 대한 이해력과 포용력, 열린 사고방식을 갖추는 것이 입사과정은 물론 이후에도 큰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