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병 통계 대해부-⑤간질환·알코올성 간질환 (끝)] 식욕 떨어지고 소변색 짙어지면 의심을
입력 2010-12-28 17:21
우리나라는 만성 간질환 유병률이 세계적으로 높은 곳이다. B형 간염 바이러스가 만연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만성 B형 간염 외에도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만성 C형 간염, 알코올성 간질환 등이 우리나라 만성 간질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드물지만 자가면역성 간염이나 유전병인 월슨병도 있다.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없으면 간경변이나 간세포암으로 진행한다. 만성 간질환 이외에도 여러 약제나 민간요법에 의한 독성 간염이나 A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A형 간염 등이 있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고 불린다. 병이 있더라도 심해지기 전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는 뜻이다. 피곤하고 식욕이 떨어지거나 메슥거림 같은 증상이 대부분이어서 초기 진단이 쉽지 않다. 병의 중증 정도에 따라 열이 나거나 소변색이 짙어지고 복수를 동반할 수 있다. 심하면 간성 혼수까지 올 수 있는데 이때는 입원 치료가 필수적이다.
B형이나 C형 바이러스성 간염은 최근 항바이러스제제의 비약적 발전으로 초기에 치료할 경우 간경변이나 간세포암으로의 진행을 줄일 수 있다. 다만 만성 B형 간염의 경우 약에 의한 바이러스의 박멸은 아직 불가능하고 증식을 억제하는 정도만 가능하다. 알코올성 간질환의 경우는 적절한 양으로 음주를 제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만성 간질환이 진행될 경우 가장 무서운 것이 복수나 황달을 동반하는 말기 간경변과 간세포암이다. 간세포암은 우리나라 전체 발생 암의 3위에 해당한다. 말기 간경변의 경우는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서 이뇨제 등으로 복수를 조절하는 보존적 치료를 한다. 이런 내과적 치료가 어려워지면 간이식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간이식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며 그 성공률이 90%를 육박하고 있다. 특히 뇌사자의 장기기증이 드문 현실에서 가족이 간을 공여하는 생체 간이식이 잘 발전되어 있는 점은 다행스러운 점이다. 현재의 의학 수준은 만성 간질환의 경우 관리를 잘하면 간경변, 간세포암으로의 진행을 막고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정도로까지 발전했다. 간은 증상이 별로 없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만성 간질환 환자는 증상이 없더라도 규칙적으로 병원을 방문하고 관리 받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김강모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